[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국민의힘 차기 대선주자군에 속하는 유승민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1.1 공개서한에 대해 "관저에 숨어서 수사에 협조를 안 하고 불응하면서 선동하는 것은 불상사를 부추기는 것"이라며 "저건 정말 잘못된 일"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2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아니라 어느 정치인도 저런 식으로 시위대를 선동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어제 저녁에 보고 너무 놀랐다"고 했다.
전날 윤 대통령이 관저 앞 지지세력 시위에 공개서한을 보내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 "저는 여러분과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 따위의 주장을 한 데 대한 비판이다. (☞관련 기사 : 尹, 추가 내란선동? 관저 지지 시위대에 "여러분과 끝까지 싸울 것")
유 전 의원은 "양쪽 시위대가 충돌하지 않도록,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책임은 최소한 있는데, 저건 완전히 태극기 시위대들 보고 체포영장 발부(집행) 막아달라고 선동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의 최소한의 체통·품격을 버리느냐", "너무 정상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경호처에 대해 "체포 영장이 법대로 다 법원이 발부한 것이지 않느냐"며 "경호처도 이것을 물리력으로 막으려고 해서는 안 되고, 체포영장이 질서있게 집행이 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대통령비서실 참모들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의 헌법재판관 임명 조치에 반발해 집단 사표를 냈다는 보도에 대해 유 전 의원은 "지난 3년 가까운 세월 동안 윤 대통령이 여러 잘못을 저지를 때, 특히 이번에 비상계엄·내란(이라는) 이 잘못을 저지를 때는 왜 자기 직(職)을 걸고 이걸 말리지 못했나"라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그래놓고 권한대행이 당연히 임명해야 되는 헌법재판관을 임명했다고 해서 집단 사의를 (표)하는 모습을 국민들께서 어떻게 보실까 저는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헌재가) 탄핵심판을 해야 되는데, 그걸 하도록 한 조치를 가지고 집단사의를 하면 그 사람들이 사표를 내는 이유가 뭐냐, 도대체 이해가 안 되는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그는 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 "불가피한 조치였다.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야당도 3명 다 임명 안 하니까 불만이 있고 여당은 임명하지 말라고 했으니 불만이 있을 것인데, 지금 헌재 심판 과정을 이대로 방치하고 임명을 안 하면 정치 불안이 굉장히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그게 경제·안보위기, 대외신인도 저하 등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최 대행이 경제관료를 했던 사람으로서 충분히 걱정할 만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걸 가지고 최 대행을 흔들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만약 정부 내각이나 대통령실에 있다면 그런 짓은 제발 좀 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도 했다.
유 전 의원은 12.3 사태 이후 국민의힘의 대응에 대해서는 날세운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8년 전 당시에는 그래도 새누리당 의원들 절반 가까이가 탄핵에 찬성을 했다. 그때는 우리가 참 그래도 양심이라도 있었다"고 한탄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당시) 대통령도 그때 '법대로 응하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때 박근혜 대통령이 저지른 죄보다 훨씬 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죄를 저지른 것이고 군대를 투입한 헌법 파괴 행위를 온 국민이 밤새도록 봤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당이 당론으로 (탄핵) 반대를 하고, 대통령이 버티기로 일관하고, 시위대를 자기 방탄 수단으로 삼아서 그분들 걱정은 전혀 안 하는 상태는 8년 전에 비해서 오히려 거꾸로 많이 후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발 지금이라도 당은 대통령과 확실하게 절연하고, 진지하게 반성하고 사죄를 드리고 새로운 보수의 길을 찾아가면서 보수를 재건해야 한다"며 "그런데 재건은커녕 오히려 더 망가뜨리고 있으니까 정말 답답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권영세 비대위원장의 사과문을 보니까 '탄핵과 계엄으로 인한 국민의 걱정과 불안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는데, 무엇에 대해서 사과를 하는 건지 사과를 받는 국민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가 없는 사과"라며 "계속 재판관 임명에 반대하고, 윤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그동안 가던 그 길을 계속 가고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당이) 점점 쪼그라들고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며 "윤석열 검사, 권성동 검사, 권영세 검사. 다 검사이고 이 분들이 굉장히 극우적인 마인드를 갖고 계시지 않느냐"며 "개혁보수를 주장해 왔던 사람으로서 최근 상황에 대해 '이래서 당이 다시 살아날 희망이 있나' 하는 점에서 굉장히 안타깝다. 저라도 목소리를 계속 내야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자료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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