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새해 첫날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군중 속으로 트럭이 돌진해 15명이 죽고 30명 가량이 다쳤다. 미국 태생인 용의자 차량에서 이슬람국가(IS) 깃발이 발견되며 당국은 사건을 테러 행위로 수사 중이다. 몇 시간 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트럼프 호텔 앞에서 테슬라 차량이 폭발해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치며 두 사건 연관 가능성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로이터> 통신 등을 보면 1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3시15분께 뉴올리언스 번화가 프렌치쿼터 버번스트리트에서 주민들이 새해 맞이 행사를 즐기던 중 픽업트럭 한 대가 군중 속으로 돌진해 최소 15명이 목숨을 잃고 30명 가량이 다쳤다. 텍사스주 태생의 미국 시민인 용의자 샴수드 딘 자바르(42)는 이후 차량에서 내려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현장에서 사망했다.
미 연방수사국(BFI)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수사 중이며 용의자가 테러 조직과 연계돼 있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용의자 차량에선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 이슬람국가(IS) 깃발, 무기, 자가 제조 폭탄이 발견됐다. FBI는 프렌치쿼터에서 또 다른 폭발물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캠프데이비드에서 연설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FBI로부터 용의자가 공격 "불과 몇 시간 전"에 "이슬람국가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살인 욕망을 표현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뉴올리언스 주민들을 향해 "나는 여러분과 함께 애도한다. 우리나라가 여러분과 함께 애도한다"고 말했다.
폭발물이 최소 2곳에서 발견됨에 따라 수사 당국은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FBI는 용의자가 이번 사건을 단독으로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루이지애나 경찰 자료 입수 결과 수사관들이 이 사건과 관련해 남성 3명과 여성 1명이 폭발물 중 하나를 설치하는 영상을 찾아내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 육군에 따르면 용의자는 2007년~2015년 현역으로, 2020년까지는 예비군으로 복무했으며 2009년~2010년엔 1년간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되기도 했다. 용의자는 군에서 인사 및 정보통신(IT) 담당자로 일해 전투 및 폭발물과 직접적 직무 연관은 없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용의자의 전처의 현 남편 드웨인 마쉬가 용의자가 최근 이슬람교로 개종했고 지난해부터 "완전히 미쳐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용의자의 동생이라고 밝힌 압두르 자바르(24)가 형이 이슬람교로 개종한 것은 맞지만 "그가 이슬람을 대표하진 않는다. 이는 종교가 아닌 일종의 급진주의에 가깝다"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용의자는 미국 태생의 미국인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이번 사건을 자신의 반이민 의제와 연관시키려 시도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뉴올리언스 공격에 대해 언급하며 "내가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범죄자들이 우리나라에 있는 범죄자들보다 훨씬 더 나쁘다고 말했을 때 민주당과 가짜뉴스 매체는 이를 지속적으로 반박했지만, 이는 사실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당국자들은 가자지구 전쟁 등 중동 분쟁과 지난해 이란과 러시아에서 폭탄 공격을 자행한 이슬람국가의 아프가니스탄 조직(ISIS-K) 등 불안정한 해외 상황이 이슬람국가에 영감을 받은 '외로운 늑대' 테러나 소규모 급진 조직과 같은 형태로 미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지난해 4월 연설에서 "이미 테러 위협이 고조된 상황"에서 "가자지구 전쟁 발발 뒤 외국 테러리스트들의 위협이 완전히 다른 수준으로 올라갔다"며 "우리는 개인이나 소규모 집단이 중동에서 발생한 사건에 왜곡된 영감을 얻어 국내에서 공격을 수행하는 것에 대해 계속해서 우려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사건 배후에 이슬람국가가 있는 것으로 밝혀질 경우 2016년 플로리다주 올랜도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에서 49명이 죽고 53명이 다친 이래 미국 내 이슬람국가 연계 공격 중 가장 대규모 피해를 낳은 사건이 된다.
이날 뉴올리언스 공격 몇 시간 뒤인 오전 8시40분께 라스베이거스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입구 바깥쪽에서 테슬라 차량이 폭발해 1명이 죽고 7명이 다치며 두 사건이 연관돼 있는지에 대해 촉각이 곤두선 상황이다.
당국은 현재로선 두 사건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캠프데이비드 연설에서 법집행 기관이 라스베이거스와 뉴올리언스 사건이 연관돼 있는지 조사 중이지만 "지금까지는 관련해 보고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라스베이거스 경찰이 테슬라 폭발 사건을 "단독 사건으로 보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뉴올리언스 공격와의 연관성을 아직 완전히 배제하진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두 사건에 이용된 차량은 같은 차량 임대 어플리케이션(Turo)을 통해 임대됐지만 경찰은 이를 "우연"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의 유일한 사망자는 폭발 차량 운전자로 차량엔 혼자 탑승 중이었다. 신문은 폭발 차량에서 심하게 탄 상태로 발견된 주검이 차량을 빌린 당사자인지 아닌지 아직 식별하지 못하고 있다고 사건에 정통한 고위 법집행 당국자를 인용해 덧붙였다. 경찰 당국은 차량을 빌린 사람 신원은 확인한 상태다.
<워싱턴포스트>는 FBI가 합동테러태스크포스(TF)를 통해 이 사건을 조사 중이며 테러 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하려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폭발이 차량에 실려 있던 "폭죽이나 폭탄"에 의해 발생했고 "차량 자체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CNN은 경찰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차량 내부에 연료통과 폭죽 발사대가 실려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머스크가 당국에 "상당한 추가 정보"를 제공했다며 "특별한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2일 한국 외교부는 "뉴올리언스에서 발생한 폭력행위로 다수의 무고한 사상자가 발생한 데 대해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격으로 무고하게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며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1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차량 돌진 공격이 일어나 15명이 죽고 30여 명이 다친 현장 인근에서 2일 주검이 운반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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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입구 바깥에서 테슬라 차량이 폭발해 화염이 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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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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