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윤석열 아닌 박 검사가 타줘"
지난 대선 당시 허위 인터뷰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김만배씨가 6월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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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보도 사건' 관련 핵심 증인인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가 재판에서 윤 대통령의 대검찰청 중수2과장 시절 그를 본 적도, 커피를 받아 마신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허경무)의 심리로 열린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와 한상진 기자 등 4명의 명예훼손 혐의 공판기일에 조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조씨는 이른바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의 당사자다.
해당 의혹은 2011년 대검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사태 수사 당시 검사였던 윤 대통령이 조씨에게 커피를 타주며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내용이다.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은 2021년 9월 15일 부산저축은행 수사 의혹 관련 인터뷰를 하고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 6일 뉴스타파에 해당 의혹을 제기하는 취지의 인터뷰가 보도되도록 해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씨는 이날 공판에서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이 있냐' '윤석열 검사가 커피를 타준 적 있냐'는 검사의 질문에 모두 "없다"고 답했다. 그는 "대검에서 박모 검사가 전화를 해서 '조사 아니고 면담이니 마음 편히 오라'고 했다"면서, 검찰청에 출석하기를 주저하다가 '편한 자리'라는 변호인의 말을 믿고 출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씨는 "(갔더니) 커피인지 차인지 뭔가 한잔 대접해줬다"고 말했다. 커피를 타준 사람이 윤 대통령이 아닌 박 검사라는 취지의 증언이다.
이어 "(조사를 받고 나서) 김만배에게 진짜 차만 한 잔 마시고 나왔다고 이야기한 것이 본질"이라면서 "그다음부터 '너 대검 가서 커피 한잔 마시고 온 사람이잖아' (우리끼리) 놀리던 게 이게 이렇게 비화가 돼 미치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에 대해선 "당시 저분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다"면서 "박모 검사가 덩치 좋고 잘생겨서 이야기한 적은 있는데 윤 대통령은 언급조차 안 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검찰은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의 인터뷰가 허위라는 입장이다. 검찰은 당시 대장동 의혹의 '몸통'으로 몰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대선 후보) 측이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도록 윤 대통령에게 흠결이 있다는 프레임을 만들어 허위 인터뷰를 기획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은 관련한 허위 사실을 보도해 윤 대통령 명예를 훼손하고 그 대가로 1억6,500만 원을 주고받으며 이를 책값으로 위장한 혐의로 지난 7월 구속기소됐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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