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과 함께 치르는 상·하원 선거
5일 미국에서는 대선과 함께 연방 상하원 의원을 뽑는 선거도 함께 열린다./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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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은 5일 투표를 통해 47대 대통령뿐 아니라 연방 의원도 함께 뽑는다. 이번 선거로 임기 6년의 상원 의원 100명 중 34명이 교체되고, 임기 2년의 하원 의원 435명을 전원 새로 뽑는다.
미 연방 의회는 정부 예산안을 심사 및 승인하는 등 국가적 사안에 대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대통령 소속 당과 의회 다수당이 다를 경우 차기 행정부가 공약했던 각종 정책을 밀고 나가는 데 의회가 제동을 걸 수 있다. 반면 같은 당에서 대통령을 배출하고 의회까지 장악할 경우 정국 주도권을 완전히 틀어쥐게 된다.
의석수가 50주에 2석씩 배정돼 총 100석인 상원은 대통령이 지명한 공직자에 대한 인준 권한과 외국과의 조약을 승인하는 권한 등을 갖고 있다. 하원에서 가결된 대통령 탄핵 소추 결의안을 부결할 수도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그간의 민주당 우위에서 공화당 우위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현재 의석수 분포를 보면 민주당이 51석(친민주당 성향 무소속 포함), 공화당이 49석이다. 공화당 입장에서는 현재 의석수를 유지하면서 2석만 더 가져오면 다수당이 될 수 있는데 현재 판세를 보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일단 이번에 선출하는 34석 중 민주당 의석은 23석, 공화당 의석은 11석으로 민주당이 지켜야 할 의석수가 더 많다.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이 민주당에서 탈환할 가능성이 높은 구체적 지역까지 거론되고 있다.
우선 웨스트버지니아의 경우 당초 민주당 소속이었던 조 맨친 의원이 조 바이든 행정부와 갈등을 빚다 탈당하고 정계 은퇴까지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이 지역구는 공화당 후보 짐 저스티스 현 주지사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웨스트버지니아는 미국의 대표적인 석탄 산업 중심 지역으로 지역 주민 상당수는 탈(脫)화석연료를 추구하는 민주당 바이든 행정부의 환경 정책에 비판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공화당의 확실한 우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그래픽=김현국 |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인 몬태나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의 존 테스터 의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해군 특수부대 장교 출신 항공 사업가인 공화당의 팀 시히 후보에게 뒤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러스트 벨트(제조업 쇠락 지역)로 분류되다가 최근에는 공화당 강세가 뚜렷해진 오하이오에서도 민주당 현직 셰러드 브라운 의원과 사업가 출신인 공화당의 버니 모레노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이 셋 중 두 곳만 이겨도 공화당은 상원을 장악하게 된다.
4일 선거 통계 사이트 270투윈의 판세 분석에 따르면, 현재 상원은 공화당 우위는 51석, 민주당 우위 48석, 경합은 1석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이 될 수 있는 상당히 유리한 지형을 마주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하원은 상원보다 결과 예측이 쉽지 않다. 하원은 현재 공석 3석을 제외하고 공화당이 220석, 민주당이 212석으로 공화당이 소폭 우위를 점하고 있다. 270투윈은 전체 의석 중 민주당 210석, 공화당 207석, 경합 18석을 예측하고 있다. 다른 선거 분석 기관들도 20여 석 안팎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하원 선거 결과는 말 그대로 칼날 위에 있다”고 평할 정도다. 다만 상원과 달리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앞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직전 하원 선거인 2022년 중간선거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심판 기류로 민주당이 공화당에 참패할 것이라는 일반적 전망을 뒤엎고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일각의 예상대로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민주당이 하원을 이기면 현재 상황(민주당 상원 우위, 공화당 하원 우위)이 정반대로 바뀌는 이른바 ‘더블 플립(double flip)’이 된다. CNN은 “더블 플립은 미국 230여 년간 전례가 없는 일이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영국 가디언은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할 확률은 90%, 하원 다수당을 유지할 확률은 52%”라고 전했다.
최근 연방 의회에서 약진하고 있는 한인 정치인들이 이번 선거에서도 선전할지도 관심사다.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현직 뉴저지주 3선 연방 하원이면서 이번 선거에서는 같은 지역에서 한국계 최초 연방 상원 의원에 도전하는 민주당 앤디 김 후보다. 현재로서는 승리 가능성이 매우 유력한 상황이다. 그는 뉴저지에서 18년 동안 상원 의원을 지내다 부패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거물 정치인 밥 메넨데스 전 의원의 지역구를 이어받았다. 뉴저지는 대표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인 데다 현지 여론조사에서도 공화당 후보를 18~19%포인트의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하원에서도 영 김(캘리포니아·공화), 미셸 박 스틸(캘리포니아·공화), 매릴린 스트리클런드(워싱턴·민주) 의원이 나란히 3선에 도전한다. VOA(미국의 소리)는 5일 “스트리클런드는 당선이 유력하고, 영 김과 미셸 박 스틸 의원은 각각 경합 우세와 접전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캘리포니아에서 민주당 후보로 연방 하원 의원에 도전하는 데이비드 김, 데이브 민 후보와 조지아에서 공화당 후보로 연방 하원 의원 선거에 나선 유진 유 후보 등도 당선을 목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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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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