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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수)

박성민 "尹, 모든 게 자신 탓이란 인식 필요…개헌 추진 고려도" [임기반환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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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박성민 민기획 대표가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에서 최근 정치 현안에 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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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정치컨설팅민 대표는 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임기 반환점을 맞아 지지율 20%가 붕괴된 윤석열 대통령의 상황에 “2022년 대선 때의 선거연합을 무너뜨린 후유증”이라고 진단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의 결별 등으로 대선 때 우군이던 중도·리버럴·20·30세대가 이탈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위기에 빠진 윤 대통령의 선결 과제로 ‘지지율 30% 복원’을 꼽았다. 이를 위해서는 7일 예정된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기자회견에서 “‘모든 게 내 탓’이라는 태도로 사과하고 김건희 여사의 사과와 대통령실의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약속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꽉 막힌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야당에 총리를 추천받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Q : 현 시국을 ‘레임 덕’(Lame duck·권력 누수를 맞은 대통령)을 넘은 ‘데드 덕’(Dead duck·사실상의 권력 공백)에 비유했다. 임기 전반기 지지율 20%대 대통령이 처음은 아닌데.

A : “노무현 전 대통령도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면서 지지율이 20%대 이하로 내려간 적이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20% 아래로 간 적이 있다. 하지만, 두 대통령은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며 전반기에 과반 의석을 확보한 상태로 임기를 마쳤다. 여소야대로 임기를 마칠 윤 대통령과는 상황이 다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외부로 나가면 안 되는 기밀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이건 말기적 현상인데 임기 절반도 안 넘긴 시점에서 나타났다.”

Q :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A : “한두가지로 정의하기 어렵다. ①상징자본('공정과 상식') 붕괴 ②극단적 우향우 ③김건희 여사 ④선거연합 해체 등을 꼽을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공정과 상식'이라는 상징자본을 획득했다. 그런데 김건희 여사 문제와 이후 당정 문제에서 그의 상징자본이 붕괴했다. 극우 논란 인사 임명도 중도층이 떠나는 데 영향을 줬다.”

Q : 가장 큰 요인을 꼽자면.

A : “선거연합 해체다. 2022년 6·1 지방선거 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50% 초중반대였다. 그런데 지방선거 승리 후 윤 대통령이 곧바로 한 것이 여당 대표를 내쫓는 작업이었다. 역사적으로 대통령이 무너지는 계기는 대선승리를 만들어 준 연합을 스스로 해체할 때였다. 자기가 앉아있는 의자 다리를 스스로 톱질하는 셈이다. 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대선 후 안철수·유승민 등 중진을 내쳤고, 지방선거 후에는 세대 연합으로 상징되던 이준석 대표를 축출했다. 이런 마이너스 정치를 통해 외연이 급격히 축소됐고, 대선에서 표를 줬던 수도권·중도층·젊은 세대도 떠났다.”
중앙일보

박성민 민기획 대표가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에서 최근 정치 현안에 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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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나.

A : “여러 번 있었다. 김영삼 대통령은 대선 승리 후 충청권을 대표하는 JP(김종필), 대구·경북 세력을 상징하는 민정계를 쳤다. 1990년 민주자유당을 만들었던 3당 합당의 양축을 무너뜨린 거다. 정권 기반이 약해졌고, 이후 아들 현철씨 문제 등 위기 때마다 취약성을 드러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열린우리당을 만들어 호남을 배제했다가 홍역을 치렀다. 2004년 총선을 승리했지만, 이후 호남이 외면하자 재보궐 선거에서 연패하면서 정권이 기울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이들과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임기 시작부터 끝까지 여소야대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훨씬 나쁜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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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민기획 대표가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에서 최근 정치 현안에 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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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한동훈 대표의 역할은 어떻게 보나.

A : “사실 지금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특별감찰관은 이미 효과가 사라졌다. 윤 대통령의 양해 없이 특검안에 찬성하면 보수 분열의 책임론에 휩싸일 거고, 반대하면 여론의 지탄을 받게 된다. 결국 풀어야 할 것은 윤 대통령이다. 윤 대통령과 친윤은 ‘대선에 간신히 이긴 것은 이준석, 총선에 패배한 것은 한동훈 때문’이라는 식이다. 하지만, 위기의 근본 원인이 윤 대통령과 친윤이다. 지난해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 총선 패배, 윤심(尹心)과 어긋난 여당 대표(한동훈)의 당선 등 민심의 경고등이 계속 울리지 않았나. 보수가 궤멸하게 됐는데 누구 하나 책임감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7일 회견이 중요하다.”

Q : 7일 기자회견에서 어떤 화두를 내놔야 하나.

A : “일단 모든 것이 ‘나 때문’이라는 인식과 반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김 여사 사과와 대통령실 전폭 쇄신이 나와야 한다. 최소한의 조건이다. 김 여사 문제에 대한 대응 수준을 보면 현재 대통령실의 기능은 심각하게 망가진 상태다. 남은 국정 운영을 위해서도 용산 보좌진은 교체해야 한다.

Q : 남은 후반기에 시급한 과제는.

A : “일단 지지율 30% 복원에 집중해야 한다. 10~20%대 지지율은 보수층에서도 외면한 결과다. 김 여사 문제뿐 아니라 향후 어떤 위기도 감당하기 어렵다. 또한 여소야대 환경이라는 걸 직시해야 한다. 독재할 게 아닌 이상엔 결국 제1당의 협조를 얻어야 국정운영이 가능하다. 차기 총리 후보군에 대해 야당의 동의나 추천을 요청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리고 정국을 전환할 카드로 개헌 논의를 적극 고려해봐야 한다. 2032년은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치르기 때문에 개헌의 적기다. 함께 준비해 나가자고 제안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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