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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수)

"5000만원 더 줘도 안 팔아요"…서리풀지구 가보니[GB해제 5만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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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내곡·원지·염곡동 등

8.8 대책 후 매물 거두고 호가 올려

주민들 "신규 아파트 공급 환영"

"교통·인프라 더 좋아질 것" 기대감

내곡동 그린벨트 곳곳에 훼손 흔적도

"집값을 5000만원 더 올려준다는데도 (매도자가) 꿈쩍 안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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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찾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GB) 인근에 아파트 단지와 상가가 들어서 있다. 권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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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올해 하반기 이 일대 주택 거래 상황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토지 거래 상황도 비슷하다. 그는 "원래 땅값이 3.3㎡(평)당 300만~400만원 정도에 형성돼 있었는데,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GB) 해제 가능성이 커지자 소유주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는 팔겠다는 말이 없다"고 귀띔했다.

이 공인중개사는 "8·8 대책 발표 이후 거래가 눈에 띄게 늘었고 특히나 부동산을 통하지 않은 직거래가 많아졌다"면서 "그린벨트 해제에 이어 교통 개선 등 호재가 따라오면 주변 집값도 상승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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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GB) 앞에 행위 제한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권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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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곡동은 지난 8월 정부의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이후 그린벨트 해제 지역으로 거론됐던 곳 중 하나다. 당시 정부는 서울 내 그린벨트를 풀어 8만가구 규모 신규택지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이날 내곡동을 포함해 원지·신원·염곡·우면동 등으로 묶인 서리풀 지구에서 2만가구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55%에 해당하는 1만1000가구가 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Ⅱ(미리 내 집)로 풀린다.

주민들은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신규 주택 공급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50대 이모씨(내곡동)는 "신혼부부용 아파트 들어오면 딱 맞다. 조금만 이동하면 강남, 판교니 젊은 사람들 살기 너무 좋은 동네"라면서 "지금도 교통이 편리하지만, 아파트가 더 들어서면 여건이 더 좋아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내곡동에 15년째 거주 중이라는 김홍배(76)씨도 "그동안 동네가 너무 한적해 사람이 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며 "아파트가 지어지면 편의시설이 더 늘어날 테니 정부가 잘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곡동 N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도 “그린벨트 해제는 상당한 호재니 이왕이면 ‘우리 동네였으면 좋겠다’는 주민들이 많이 있다”며 “인프라가 좋아지고 집값도 뛸 거라는 기대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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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GB) 내에 비닐하우스가 설치돼 있다. 권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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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찾은 내곡동 개발제한구역은 정부의 말처럼 곳곳에 훼손된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자물쇠로 굳게 잠긴 철문 뒤로 비닐하우스, 화훼 농원 등이 들어서 있었다. 봉분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인근 J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비닐하우스나 밭으로 활용되고 있어 훼손된 구역이 적지 않다”며 “이 지역 그린벨트는 10만 가구 이상 공급할 수 있을 만큼 상당히 넓다”고 설명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서리풀지구는 이미 훼손돼 그린벨트로 보전할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다"며 "토지이용 효율성을 높여 해제 면적을 최소화했고, 공공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공공주택 중심의 육아 친화적인 주거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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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GB)에 민가가 들어서 있다. 권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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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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