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융권 규제 전문가 션 맥휴 VARA 시장감독 수석이사 인터뷰
VARA 규제 기조 '골디락스'에 비유…"안정적 성장 지원할 것"
션 맥휴 두바이 가상자산규제청(VARA) 시장감독 수석이사가 2024년 10월3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코카콜라 아레나에서 열린 <뉴스1>과의 인터뷰에 참여한 모습. 사진 = 김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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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가상자산규제청(VARA)의 규제 철학은 '골디락스' 원칙에 기초해 있다. 지나치게 빠른 성장이 아니라 적절한 속도로 발전하는 것을 지향하는 것이다. VARA는 기업이 지나치게 빠르게 확장하려 할 때 이를 제어하며 그들의 안정적이고 통제된 성장을 이끌고 있다."
(두바이=뉴스1) 김지현 기자 = 션 맥휴 두바이 가상자산규제청(VARA) 시장감독 수석이사는 두바이의 가상자산 산업 육성 과정에서 VARA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최근 '크립토 허브'가 되기 위해 가상자산 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두바이지만, 맥휴 수석이사는 두바이의 안정적인 가상자산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태에서 건실하게 성장하는 이상적 경제 상황인 '골디락스 경제'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휴 이사는 현재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운용하는 피델리티뿐만 아니라 골드만삭스, 시티은행 등 기존 전통 금융권에서도 글로벌 규제 영역을 담당해 온 전문가다.
미국인이지만 전문가들을 외부에서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아랍에미리트(UAE) 당국의 기조에 따라서 지난 5월부터 VARA에서 규제 관련 시장감독 수석이사로 부임했다.
<뉴스1>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코카콜라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BBW) 현장에서 그를 만나 이 같은 VARA의 규제 철학 및 역할론 등에 관해 물었다.
"VARA 목표, 기업 성장 억제 아닌 기술 혁신 돕는 것"
그는 우선 VARA의 역할에 대해 "우리의 목표는 기업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업들이 적절한 규제를 따르면서도 기술적 혁신을 도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두바이는 최근 들어 가상자산 사업자들을 현지로 적극 유치하면서 두바이표 가상자산 산업 성장에 이바지하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바이낸스나 크립토닷컴과 같은 중앙화거래소(CEX)뿐만 아니라 옵션 거래소 데러비트, 웹3 월렛 백팩 등 두바이에서 최근 VASP를 승인받은 가상자산 산업 관계자들의 종류도 다양하다.
이같이 두바이에서 지난 2022년부터 가상자산 라이선스를 받은 가상자산 사업자(VASP)는 총 20곳이다. 같은 기간 5곳을 승인한 국내 금융당국과 비교해서는 상대적으로 규제보다는 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편이라는 평가를 받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해서 VARA가 두바이에서 가상자산 사업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VASP 획득을 위해 요구하는 것이 적은 편은 아니다. 맥휴 이사에 따르면 두바이에서 가상자산 사업을 하고자 하는 이들은 기본적으로 두바이 현지에 사업체를 설립해야 하고, 기업 내 준법 감시관과 총괄 관리자를 배치해야 한다.
또한 이사회가 구성돼 있어야 하며, 이사회 안에는 외부 비상임이사가 반드시 포함돼야 있어야 한다. 이외에도 일정한 자본과 함께 은행과 연결된 계좌가 필요하다.
라이선스 허들에도 두바이로 사업자 몰리는 배경…"규제 명확성·합리성 때문"
그는 이같이 두바이에서 VASP 승인을 받기 위한 여러 조건들이 있지만, VARA가 사업자들에게 규제에 대한 '명확성'과 그들의 기업 육성 및 두바이 산업 육성을 위한 의견들을 수렴하는 '합리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많은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두바이로 몰리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는 "두바이에서 사업을 하고자 하는 이들이 우리에게 접근을 하면 우선 그들의 사업 모델, 기술, 고객 기반이 어떤지를 파악하려고 한다"며 "또한 이들이 라이선스를 받을 당시의 모습뿐만 아니라 그 이후 사업 전개 방식과 추가적인 확장 계획에 대해서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규제 명확성을 제공하기 위해 이러한 사업자들과 여러 번 협의를 진행한다"며 "이어 규정 준수 및 향후 감독 요구 사항에 대한 부분을 명확히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VARA는 또 업계 참여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며 현지 가상자산 산업 관련 규제를 설계한다. 이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가상자산 산업의 특성을 반영하고 기술 발전에 따른 위험 요소를 사전에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VARA는 지난 3월 가상자산 규제 개정 추진을 위해 현지 가상자산사업자들로부터 가상자산 규제 수정에 대한 의견이 포함된 보고서를 받기도 했다. 실제 규제를 적용받을 사업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이로부터 '기본적인 원칙' 아래 합리적인 규제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고객 보호 위해 지속 모니터링…자금세탁방지 수준, 韓보다 높은 평가 기대"
맥휴 이사는 VARA가 가진 기본적인 원칙에 대해 크게 △고객 보호 △자금세탁 및 금융 범죄 방지△금융 안전성을 꼽았다.
그는 "가장 최우선으로 중요한 것은 가상자산 고객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가상자산 사기나 스캠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해야 하며 이를 위해 각 사업자들의 제품 적합성을 기본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두바이에서는 특히나 자금세탁방지 및 금융 범죄 방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우리 감독하에 기업들이 높은 범죄 방지 기준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글로벌 기구인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저희의 기준을 서방 국가나 한국, 일본과 동일하거나 더 높은 수준으로 평가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가상자산 기업들이 사업 규모에 맞는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며 "금융 안정성과 관련해 이들이 재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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