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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수)

"검사같은 해명 피하고 명료한 사과 담아라"… 尹 기자회견 성공하려면[전문가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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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해야 ①사실관계 투명한 공개 ②명료한 사과 ③분명한 대책
이건 피해야 ①'불법은 아니다' 식 해명 ②고압적 태도 ③국민 원망

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6일 강원특별자치도청에서 열린 제8차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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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에 나선다. 10%대로 주저앉은 지지율과 공천개입 의혹으로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자 돌파구로 꺼내 든 카드다. 진솔한 사과와 명료한 대책 제시는 신뢰 회복의 발판이 될 수 있다. 반면 김건희 여사 의혹 등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대응하거나 '국민들이 가짜뉴스에 속고 있다'는 인식만 드러낸다면 외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윤 대통령이 담화와 기자회견에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하고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 5일 전문가 7명에게 물었다.

이런 내용은 들어가야


①김 여사·공천개입 의혹 사실관계 투명한 공개

윤 대통령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약속하는 듯한 육성 녹취가 공개됐다. 대통령 취임 하루 전날 일이다. 관련 의혹에 대해 아직 공개되지 않은 내용을 비롯한 사실관계 전반을 윤 대통령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국민들이 가장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윤 대통령과 명씨의 대화 녹취, 그리고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이라며 “사실관계를 분명히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김 여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 평론가는 "공천개입 의혹은 수사가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윤 대통령이 법적인 방어가 가능한 만큼만 진실을 얘기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②명료한 사과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해명과 사과는 다르다”며 “명료하고 진솔한 윤 대통령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기본적인 '톤앤매너(분위기와 태도)'가 ‘내가 잘못했다’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윤 대통령은 선거에서 지면 ‘내가 바뀌겠다’고 했다가, 조금 지나면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말을 바꾸기를 반복해 왔다"며 "이로 인해 국민 신뢰가 떨어진 상태인 만큼 자세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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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11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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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분명한 대책 제시

사과에 이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대책도 제시해야 한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 여사의 활동 자제 등과 관련해서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천 가능한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박상병 평론가는 "특별감찰관에 대해 애매하게 '국회에서 합의해 오라'고 하면 안 된다"면서 "'당장 특별감찰관을 추천해 달라'고 여야에 공식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건 피해야


①‘불법은 아니다’ 식 해명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공천개입 의혹이나 김 여사 문제에 대해 법률가처럼 이리저리 빠져나가며 ‘법적인 문제는 없지 않느냐’고 피해가는 식의 대응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율 교수도 “가장 피해야 할 것은 변명같이 들리는 해명”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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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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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고압적 태도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국민의힘을 자신의 수직적인 통치를 받아야 할 대상으로 여기거나, 한동훈 대표를 아직도 부하 검사로 여기는 듯한 사고방식, 정치를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을 바꿔야 하고 드러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윤 대통령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해놓고, 지금 와서는 (한 대표 등에게) '나에게 충성하라'고 요구하는 것처럼 비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준한 교수는 "'나에게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는 태도는 민심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했다.

③국민 원망

박명호 교수는 “자꾸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고 설명하려 드는 인식을 드러내면 곤란하다”고 했다. 박 교수는 “대통령은 국민을 이해시켜야 하는 자리이지, 국민들이 자신을 이해 못 한다고 불평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종훈 평론가는 “’반국가세력’ 등을 언급하며 갈라치기를 하면 지지율은 더 떨어질 것”이라며 “국민과 맞서겠다는 식으로는 파국을 피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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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기자회견 이것만은 해야 or 피해야(전문가는 가나다 순). 그래픽=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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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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