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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수)

강남은 도박장도 스케일 크네...650억 불법 운영 34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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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용 건물 호텔식으로 개조해
해외 카지노 중계 보며 ‘베팅’
전문 딜러 고용해 체감도 높여
외부 노출 막으려 회원제 운영
운영자·참가자 등 34명도 검거


매일경제

A씨가 운영한 불법 도박장의 외부 모습. [서울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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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평범한 사무실을 호텔 카지노처럼 개조해 수백억대 판돈이 오가는 불법 도박장으로 운영해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실제 카지노 근무 경력의 딜러를 고용하고 해외 도박장을 생중계로 연결해 마치 외국 휴양지에서 베팅을 즐기는 느낌을 선사한다는 점을 앞세워 회원을 모집해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등에서 온라인 중계형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관광진흥법 위반) 등으로 A씨(54)를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A씨와 함께 도박장을 운영해온 B씨(41) 등 딜러 종업원 20명도 도박 방조 혐의로 함께 검거됐다. 도박에 참여한 회원 C씨(56) 등 13명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상당의 도박 행위를 한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A씨는 수차례 도박 전력이 있는 인물로, 2018년 마사회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살고 지난해 출소한 뒤 불법 도박장을 열었다. 도박장을 운영한 14개월 동안 수백명의 회원을 모집해 약 650억원 규모의 도박 자금이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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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운영한 불법 도박장 내부 모습. 호텔 카지노를 연상할 수 있도록 도박 테이블과 모니터, 휴게공간 등을 갖췄다. [서울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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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역삼동 빌딩의 사무실을 임차해 도박장으로 운영해왔다. 외부에서는 평범한 사무실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도박 테이블, 모니터, 휴게공간 등을 갖추고 고급 호텔 카지노처럼 꾸몄다. 해당 도박장은 온라인 중계형 도박장으로, 회원들은 모니터로 필리핀 호텔 카지노에서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도박 장면을 확인하며 베팅했다. 회원들이 호텔 카지노에서 직접 도박을 하는 느낌을 받게 만들기 위해 실제 도박칩을 제공하고, 카지노 출신 전문 딜러들이 테이블 앞에서 회원들의 도박칩을 관리해 주기도 했다.

회원들은 영상이 조작됐을 경우를 대비해 실제 필리핀에 지인을 보내 손을 흔들게 하는 등 생중계 여부를 확인한 뒤 돈을 건 것으로 드러났다. 회원들의 연령대는 40~50대가 주를 이뤘으며 인당 최대 4억 원까지 판돈을 건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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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운영한 불법 도박장에서 필리핀 호텔 카지노와 생중계로 연결하기 위해 설치한 모니터와 도박 테이블. [서울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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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단기 임대 형태로 사무실을 빌려 14개월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장소를 옮기며 단속을 회피했다. 또 건물 외부를 감시하는 여러 대의 사설 CCTV를 설치해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이 건물을 출입할 수 없도록 감시하고 통제했다. A씨는 지인 추천 등을 통한 회원제 운영방식을 택해 도박장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경찰은 지난 5월 강남 한복판에서 해외 카지노와 연계한 회원제 불법 도박장이 운영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8월 카지노가 있는 사무용 건물에 잠복해 대기하던 중 배달 음식 등이 들어가는 때를 노려 현장을 급습해 검거했다. 경찰은 카지노 현장과 A씨 차량 속 금고 등에서 현금 2억500만원을 압수했다.

경찰은 “해외에 거점을 두고 도박사이트를 설계 및 운영하는 총책도 끝까지 추적해 검거할 것”이라며 “도박사이트 홍보 문자 등을 받는 경우 적극적으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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