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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새 대통령 조기 접촉하려는 日 이시바… "소수 여당 자민당, 외교력 시험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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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미국의 선택]
조기 회담 통해 미일 관계 강조 나설 듯
소수 여당 전락·미일 지위 협정 변수로
한국일보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5일 미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정부 청사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팻말이 각각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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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1·5 미국 대선으로 결정될 차기 미국 대통령과의 조기 회담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국에 새 정권이 들어선 후에도 흔들림 없는 미일 관계를 이어가려는 취지다. 그러나 집권 자민당이 소수 여당으로 전락한 터라, 과거처럼 외교·안보 정책을 순탄하게 추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6일 일본 NHK방송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미국 대선 당선자와의 조기 접촉을 모색하고 있다. 예측불허 초박빙 선거인 만큼, 미리 움직여야 한다고 판단한 셈이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중에서 당선자 윤곽이 나오는 대로, 전화 통화를 통해 축하 인사를 건넨 뒤 회담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리의 조기 접촉 시도 목적은 굳건한 미일 관계 재확인이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에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려 (당선자와의 접촉이) 쉽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NHK는 "일본 정부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양 진영 모두와 관계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일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달 11일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의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해 있다. 비엔티안=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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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시절처럼 미일 관계가 탄탄대로일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다자 간 안보 협력에는 부정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미일 관계도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미일 관계 강화 및 다자 간 안보 협력 체계'를 구축해 온 일본은 외교 노선을 수정해야 할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운노 무토 메이지대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노선을 부정하고 여러 국가가 연대한 대(對)중국 견제 구조를 흔들 수 있다"며 "미국이 독자 노선으로 가면 (미일 관계 재정립으로) 일본 외교가 고립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시바 총리가 추진하려는 미일 지위 협정 개정도 변수다. 이시바 총리는 '미일 간 동등한 안보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미국 내 일본 자위대 주둔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미일 지위 협정 개정에 회의적인 데다, 지난달 27일 총선 결과 자민당이 소수 여당으로 전락한 탓에 이시바 정권 뜻대로 끌고 가기도 어렵다.

더욱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핵심 지지층인 퇴역 군인을 의식, 미일 지위 협정 개정에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니콜라스 세체니 선임연구원은 아사히신문에 "소수 여당 상태인 이시바 정권이 불안정해지면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외교·안보 정책 실행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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