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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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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유력에 들뜬 헝가리 총리 “아름다운 승리” [2024 미국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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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글에서 “헝가리에 좋은 아침”

일각선 ‘당선 확정 아닌데…’ 당혹

미국 대통령 선거 이튿날인 6일(현지시간) 개표 결과가 실시간으로 알려지며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점쳐지자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아직 개표가 끝나거나 당선자가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트럼프의 재집권을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게시물을 올린 것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오르반은 이날 SNS 글에서 “헝가리에 좋은 아침입니다. 아름다운 승리로 향하는 길 위에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헝가리 국기와 미국 성조기 이모티콘도 첨부했다. 비록 오르반이 트럼프 실명을 언급하진 않았으나, 이 게시물을 두고 AFP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지도자들 가운데 미국 대선 결과를 언급한 첫 사례”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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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야인’이 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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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을 올린 시간을 보면 7개 경합주(州) 가운데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두 주에서 트럼프가 승리를 확정지은 직후에 해당한다. 트럼프가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막판까지 박빙 경합을 펼친 7개 경합주 중 2곳에서 이기자 오르반이 ‘승기를 굳혔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오르반은 그간 대놓고 트럼프의 당선을 기원해왔다. 지난 10월 초 유럽의회 기자회견 당시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샴페인 몇 병을 터뜨리겠다”고 말했을 정도다. 미 대선을 닷새 앞두고선 SNS에 “오늘(10월31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며 “다음 주 화요일(11월5일) 그에게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런 오르반을 가리켜 외신들은 “유럽에서 손꼽히는 트럼프의 열성 지지자”라고 부른다.

실제로 오르반은 트럼프가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에도 미국을 방문할 때마다 그와 따로 만나 밀담을 나누는 등 돈독한 우정을 과시해왔다. 그 때문에 EU 역내에선 트럼프가 백악관에 재입성하는 경우 EU와 미 행정부 사이에서 오르반이 연결 창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EU 회원국 지도자 가운데 오르반과 더불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 극우 성향의 정치인들이 트럼프와 ‘코드’가 잘 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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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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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끄는 점은 오르반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절친한 관계라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반대하고, 우크라이나를 위한 EU 차원의 군사 지원에도 회의적이다. 그는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빨리 종식하고 평화 협상에 돌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그 일을 앞장서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고 강조해왔다. 심지어 푸틴마저 오르반을 통해 백악관에 로비를 시도할 것이란 예상까지 나도는 실정이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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