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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사설] 연일 자화자찬 바쁜 용산, 대통령 회견 왜 하는지 모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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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6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외교·안보 분야 성과 및 향후 추진 계획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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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5·6일 연이틀 경제·사회 정책과 외교 부문을 나눠 윤석열 정부 2년 반을 자평했다. 성찰은 없고 자화자찬 일색의 국정홍보 브리핑이었다. 국정 위기에 몰린 윤 대통령이 7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는데, 민심 평가와 동떨어진 브리핑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회견을 임기 반환점을 앞둔 정상적인 대국민 성과보고 정도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가. 국민들 앞에 변화와 쇄신을 다짐하는 회견임을 안다면 이런 낯부끄러운 국정홍보는 할 수 없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6일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에 따라 안보·경제 이익을 극대화해왔다”면서 한·미 동맹 강화, 공동이익의 한·중관계, 힘에 의한 평화 구현 등 10개의 외교 성과를 강조했다. 최악의 한·중관계와 40년 한·러외교의 파탄, 한국전쟁 후 가장 깊어진 한반도 전쟁 위기를 생각하면 도대체 무슨 국익을 극대화하고 평화를 구현한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성태윤 정책실장도 전날 “미래를 위한 토대를 구축하고, 우리 사회 구조적 잠재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며 4(연금·노동·의료·교육)+1(저출생) 개혁을 포함한 18개 정책을 성과로 꼽았다.

정책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가 무엇을 하나라도 한 것이 있는지 기억나는 게 없다”고 혹평하는데 대통령실만 자화자찬이다. 10%대로 추락한 국정지지율을 보면 동의할 국민도 없다. 잘하고 있는데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국민 원망이라도 하는 건가. 민심과 먼 ‘억지’ 국정홍보는 역효과만 난다.

대통령실의 우물 안 개구리 식 정무 감각은 대통령 회견을 대하는 내부 기류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브리핑은) 대통령이 디테일한 정책까지는 어려워 (참모들이) 임기 전반기 부분을 설명드린 것”이라고 했다. 이번 윤 대통령 회견에서도 앞서 5월·8월 회견처럼 정책 성과 자화자찬이 이어질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

국민들은 윤 대통령의 성찰과 변화를 기대하는데, 이런 식으로 성과 홍보로 임시변통할 생각만 한다면 이번 회견은 안 하니만 못할 수 있다. 오죽하면 온 언론이 나서 대통령이 회견에서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해 당부하겠는가. 여당에서도 “기자회견이 윤석열 정권 5년의 분수령이 될 수 있고 마지막 기회”란 말이 분출하지만, 대통령실은 그런 절박감이 없어 보인다. 윤 대통령은 국정 파탄에 성난 민심을 제대로 알고 회견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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