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제1부부장이 2019년 3월 2일 베트남 호찌민의 묘소 헌화식에 참석한 모습. [평양=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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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비난한 북한 주민 2명이 체포되고, 그 가족들은 '행방불명'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는 지난 4일 소식통을 인용해 '황해남도 해주시에 사는 주민 2명이 지난달 중순 김 부부장이 발표한 평양 무인기 사건 관련 담화문을 보고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가 국가보위부(보위부)에 체포되고, 그 가족들이 행방불명 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보위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직속 정보기관이자 비밀경찰기관이다. 김 위원장 외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다.
체포된 주민 2명은 평소 북한 당국에 대한 비난도 서슴없이 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체포되기 전날에도 함께 있으면서 김여정과 당국을 비난하는 이야기들을 몰래 나누고 있었는데, 대화를 엿들은 다른 주민이 보위부에 밀고하면서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김 부부장을 두고 "치마 두른 여자가 저렇게 날뛰는 것이 꼴 보기 싫다" "여자가 뭘 안다고 나서서 야단인가" "인민들이 얼마나 살기 힘든데 나라의 경제적인 상황이나 뒤에서 잘 보살펴야 하는 것 아니냐" 등 비판성 발언을 했다고 한다.
또 최근 한반도 긴장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이 나라가 빨리 망하자면 전쟁이 일어나야 한다. 전쟁이 일어나면 사람들이 모두 한국이나 중국으로 달아날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 당국의 '통일' '민족' 개념 삭제 조치를 두고서도 "우리 주민들은 누구나 통일을 목표로 하는데 오늘의 국가는 더는 통일을 원하지 않으니 반쪽짜리 국가로 남게 됐고, 우리의 희망도 사라졌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전해졌다.
이 매체는 '두 사람이 체포된 이후 이들의 가족들도 갑자기 사라져 주민 사회에서 불안감이 고조됐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동네 주민들은 하룻밤 사이에 갑자기 두 가족이 사라진 것에 경악했고 지금도 가슴을 졸이고 있다"며 "특히 이 두 가족과 친분이 있던 주민들은 혹여나 자신들에게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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