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7 (목)

“딥페이크 성범죄 잡으려면 이것 뿐”…경찰, 텔레그램 함정수사 더 깊게 판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청소년 피해 때만 적용했지만
성인까지 위장 수사 범위 확대

불법 합성물 신고 받은 플랫폼
24시간 이내에 삭제 의무 부과
적극 조치 없이 방치땐 과징금

피의자 구속 수사 원칙도 적용


매일경제

연합뉴스


앞으로 텔레그램처럼 딥페이크 성범죄물의 온상이 되는 플랫폼은 정부의 삭제 요청이 있으면 24시간 이내에 게시물을 삭제해야 한다. 아울러 경찰은 딥페이크 성범죄 발본색원을 위해 위장수사·비공개수사를 통해 증거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하고 검찰은 전담 검사를 23명에서 41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 학교까지 딥페이크 성범죄물이 확산된 가운데 정부가 공권력을 총동원한 규제 강화에 나선 것이다.

6일 국무조정실은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런 내용이 포함된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딥페이크는 ‘딥러닝’과 ‘페이크’의 합성어로, 기존 사진·영상에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다른 사진·영상을 합성해 만든 성범죄물이 온라인을 통해 유포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정부는 지난 9월 딥페이크 성범죄물 소지·구입·저장·시청 처벌을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된 성폭력처벌특례법 등을 개정했다. 이에 더해 딥페이크 성범죄 발본색원을 위해 부처를 망라한 종합대응책을 내놓은 것이다. 김종문 딥페이크 대응 범정부 TF 단장은 “이번 대책에 포함된 법안과 예산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서 각 부처와 함께 국회에 충실히 설명하고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선 정부는 피해 최소화를 위해 성범죄물 유포 경로인 플랫폼 사업자의 의무를 강화했다. 사업자는 성범죄물 삭제요청을 받은 경우 24시간내 삭제하고 결과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또 삭제요청을 받으면 자료가 유통되지 않게 우선 차단하고 이후 범죄물인지 여부를 판단받는 ‘선(先)차단 후(後)심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딥페이크 영상물을 실시간 감지해 사업자에게 삭제 요청하는 자동화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여기에 텔레그램, 네이버 등 플랫폼이 오픈채널 접속 링크와 비밀번호를 배포해 접속을 유도하는 것도 ‘불법 촬영물 유통’으로 판단해 제재하기로 했다. 불법 촬영물 유통방지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아울러 플랫폼들은 자료 유통 방지, 신고·삭제한 결과를 담은 투명성보고서를 부실하게 제출하면 과태료 조치를 받을 수 있다.

일각에선 텔레그램 등 해외 플랫폼에 대한 처벌 실효성이 낮다고 우려한다. 신영규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텔레그램과 현재 핫라인이 구축돼 있고, 저희가 요청하는 부분에 대해 모두 삭제해주는 등 협조가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국제 사이버 범죄 조약인 ‘부다페스트’가입을 통해 미국, 유럽연합(EU) 등 해외와 국제 공조도 강화하기로 했다.

수사력도 강화한다. 피해자가 성인인 경우에도 ‘위장수사’를 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한다. 현행법은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인 경우에만 위장수사가 허용된다. 아동청소년 대상 딥페이크 성범죄는 경찰임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증거를 수집하는 ‘비공개수사’도 가능하다. 딥페이크 성범죄로 얻은 재산과 수익은 검거 전에도 몰수·추징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자진신고자 감면’을 도입해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역거점 검찰청에 딥페이크 수사를 전담할 여성아동범죄수사부를 현행 12곳에서 24곳으로 늘리고, 경찰과 검찰간 핫라인을 구축해 상시적 협업체계를 마련한다.

정부는 또 전국 피해 지원기관 신고 전화를 ‘1366’으로 일원화하고 신고 전용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등 피해자 지원도 힘쓴다. 또 학교나 청소년 시설 등에서 반복적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대국민 인식 제고를 위한 홍보도 이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딥페이크 차단, 탐지, 예방 기술과 관련한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AI 생성물임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워터마크 표시를 의무화하는 내용도 추진하기로 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