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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과 대결에서 승리하며 재집권에 성공했다. 2기 행정부 IT 정책은 AI·데이터 규제 완화와 자국 기업 보호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최근 EY 조사에 따르면 테크 업계 리더 74%가 이번 대선 결과가 글로벌 경쟁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강조했던 AI 윤리와 데이터보호 기조가 약화되면서 글로벌 IT산업 지형에 변화가 예상된다.
◆ AI‧데이터 규제 ‘자율 기조’ 전망…자국 중심 개편은 우려=트럼프 2기 행정부는 AI 산업 지원을 규제보다 우선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2023년 AI 리스크 관리를 위한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해리스 부통령도 참여해 이에 일조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 행정명령의 전면 폐지를 공약했다. 최소한의 규제로 미국 AI 혁신 주도권을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AI 행정명령을 철폐하고 미국 시민 발언을 검열하는 데 AI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겠다”며 “AI 혁신을 유지하려면 최소한의 규제를 해야한다”고 말한 바 있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이자 전직 벤처캐피털리스트인 J.D. 밴스 부통령 후보 존재감도 주목된다. 밴스 의원은 미국이 다른 나라를 앞서 AI 개발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단 삼정KPMG에 따르면 미국이 AI 산업을 자국 기업 중심으로 재편할 경우, 글로벌 기업 진입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
트럼프는 데이터 프라이버시 분야에서도 연방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업 데이터 처리와 보안에 있어 업계 자율 규제를 선호하며,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의 최소한의 감독만을 제안하고 있다.
EU와의 데이터 공유 협정인 ‘데이터 프라이버시 프레임워크’ 향방도 주목된다. EU 개인정보 감독기구들은 최근 미국 협정 이행을 승인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정보기관의 데이터 접근을 확대할 경우 협정이 무효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틱톡금지법 운명은?...오라클, 트럼프 행보에 한숨 놓을까=틱톡을 둘러싼 미국 기류 변화도 주목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4월 틱톡금지법을 통과시키며 중국 바이트댄스에 내년 1월까지 미국 사업 매각을 요구했다. 이에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 기업은 오라클이다.
오라클은 2020년부터 틱톡의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관리하고, 틱톡 알고리즘 등이 중국 당국 영향을 받지 않도록 감독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오라클이 이 계약으로 연간 4.8억~8억달러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오라클은 최근 연간보고서를 통해 “틱톡 금지법으로 클라우드 매출과 수익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틱톡 정책 선회는 오라클에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트럼프는 1기 재임 때 틱톡을 금지했었지만, 올해 틱톡 운영사인 바이트댄스의 강력한 로비활동 후 틱톡 금지법에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 6월 트럼프가 직접 틱톡 계정을 개설한 게 대표적 사례다. 그는 틱톡이 미국에서 사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틱톡이 사라지면 메타가 너무 큰 권력을 쥐게 된다고 말해왔다. 뉴욕타임스는 “틱톡금지령이 발효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지만, 트럼프가 시행을 거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틱톡금지법 시행을 거부할 경우 틱톡은 물론 오라클도 한숨 돌릴 수 있게 된다.
◆ 미국 자국기업 중심으로 재편된다면 국내 IT기업들 '이중고' 우려=트럼프 2기 행정부 기조대로라면 국내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입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정KPMG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국내 산업 영향’ 보고서에서 이러한 우려를 전했다. 특히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급작스럽게 변화할 수 있는 정책 기조로 인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외국 기업에 대한 기본관세 10% 부과’까지 현실화될 경우 이중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 AI·클라우드 기업들은 엄격한 개인정보 규제로 인해 데이터 활용에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양립하기 어려운 모순(Paradox)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데이터 규제 완화로 미국 기업들의 기술 혁신이 가속화될 경우,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도 우려된다. 현재 국내 AI·클라우드 기업들은 엄격한 개인정보 규제로 인해 데이터 활용에 제약을 받고 있다. 반면 미국 기업들은 규제 완화로 더 자유로운 데이터 활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보고서는 “미국 AI 산업을 자국기업 중심으로 재편이 추진될 경우, 한국 기업에 AI 서비스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며 “미국 AI 기업과의 제휴 등을 통한 미국 AI 생태계 진입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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