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작년 8월 신설…김일범·우정엽·김동조·장재량·연원호 등 외교통상 인재 끌어모아
"국내 대기업 중 가장 기민한 움직임"…조지아 신공장 'HMGMA' 현지생산 늘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 호프 온 휠스 25주년 행사에서 환영 인사를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2023.9.22/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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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북미 시장에서 활약 중인 현대차그룹의 움직임도 바빠질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인상, 보조금 축소 등 기존 바이든 행정부와 다른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여서다.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GPO'(Global Policy Office) 조직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대관조직으로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 인재 영입 러시…글로벌 대관 'GPO' 역할론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그룹은 지난해 8월 GPO를 신설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의전비서관을 지낸 외교관 출신 김일범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정확한 인원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40여 명이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조직 규모를 확대하고 '사업부'급으로 격상시켰다.
현대차그룹은 GPO 신설 전후로 꾸준히 외교통상 분야 전문가를 영입했다. 김일범 부사장뿐 아니라 지난 2월에는 대미 네트워크가 탄탄한 우정엽 전 외교부 외교전략기획관을 GPO 내 글로벌정책전략실장(전무)으로 영입했다.
악수 중인 김일범 현대자동차그룹 부사장(오른쪽) 2024.3.22/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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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에는 역시 외교관 출신인 김동조 전 청와대 외신대변인을 글로벌정책전략실 상무로 영입했고,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를 고문으로 위촉했다.
지난 5월엔 장재량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 다자통상협력과장이 글로벌정책전략실 상무로 합류했다. 최근에는 연원호 전 국립외교원 경제기술안보연구센터장이 GPO 글로벌경제안보실장으로 승선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세·보조금 변수…현대차그룹 美전략 점검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의 자동차 산업 정책을 대폭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축소 또는 폐지, 관세 인상 등 자국 중심의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발빠른 대응이 긴요하다.
업계는 당선이 확정된 순간부터 이미 GPO를 중심으로 물밑 움직임이 시작됐을 것으로 본다. 현대차그룹 북미권역본부장인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날 SNS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을 축하하며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투자·고용 기여를 환기하고 미국 내 생산 확대 등을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IRA를 추진할 때 가장 먼저 미국을 방문한 총수가 정의선 회장"이라며 "국내 대기업 중 미국 대선에 가장 기민하게 대응하는 곳이 현대차그룹"이라고 말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최근 "우리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현대차그룹의 최대 시장이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000270)는 지난해 미국에서 165만 대를 판매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판매 비중도 전체(730만 대)의 22.6%를 차지한다. 전 세계 판매되는 현대차·기아 4대 중 1대는 미국에서 팔리고 있다. 올해(1~10월)도 약 140만 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현대자동차 제공) 2024.10.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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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에 투자한 금액도 천문학적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에 이어 지난달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시범 가동을 시작했다. 앨라배마 공장과 HMGMA에 투입한 금액만 120억 달러 이상이다.
HMGMA 가동으로 현지 생산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미국 생산량은 현대차 36만 9000대, 기아 35만 8000대로 합산 72만 7000대다. 1년 전 67만 2900대보다 5만 4000대 이상 늘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생산량은 35만 5600대다.
HMGMA는 연간 30만 대에서 50만 대까지 생산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대차그룹은 HMGMA 생산량을 최대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정책 온도에 따라 HMGMA 내 하이브리드 생산 비중은 달라질 전망이다.
무뇨스 사장은 "HMGMA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며 "미국 현지 생산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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