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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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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환 목사 “강력한 기도만이 살길...초심으로 돌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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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조찬기도회 설교자 나선 김장환 목사
올해 구순맞아 1000페이지 평전 ‘빌리킴’ 출간
미군 하우스보이에서 세계적 목회자로
미국인 아내, 빌리 그레이엄 통역 뒷얘기 쏠쏠
“트럼프 지지한 종교계 통해 한미 돌파구 찾아야”


매일경제

김장환 목사가 최근 극동방송 1층 로비에서 이달 22일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국가조찬기도회 설교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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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환 목사가 최근 극동방송 1층 로비에서 이달 22일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국가조찬기도회 설교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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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한다니까 다들 놀라요. 지금까지 ‘젊은 사람이 하라’고 사양만 했지. 나이 구십이 됐는데, 올해는 꼭 해달라고 해서 합니다.”

올해 구순을 맞이한 국내 개신교계의 거목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가 수정 중인 설교문을 보여주며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이달 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국가조찬기도회의 설교자로 그가 처음 나선다. 매년 대통령과 삼부 요인, 장·차관들 앞에서 성경을 읽고 국가를 위해 기도하는 자리다.

“작년에는 시정연설 일정이 겹쳐 대통령이 오지 못했어요. 올해는 그 일정이 없으니까 가능성이 있지. 대통령이 안 오시면 삼부 요인들도 안 나오기 때문에 국가를 위한 조찬회가 아니에요. (대통령이) 나오시도록 여러 사람이 권면하는 것 같아요.”

좌우 가라지 않고 역대 대통령의 멘토로 유명한 그다. 답답하기만 한 현 시국에 어떤 메시지를 준비하고 있을까.

“한국교회가 기도로 유명한데, 잘 먹고 잘사니까 기도를 적게 합니다. 우리나라가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사교육 부담 1위, 자살률 1위, 이혼율 1위라고 합니다. 교통사고 사망률도 1위라고 하고 성매매 산업 규모가 24조원을 넘었다네요.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나라가 이렇게 어려움을 겪고 있나. 6·25 때 살려달라고 기도했던 초심으로 돌아가서 하나님 앞에 열심히 기도해야겠다. 기도가 부흥의 절대적 요소입니다. 강력한 기도만이 나라 경제를 살리고 정치를 살릴 수 있어요.”

지금의 꼬인 정국을 풀 열쇠도 간절한 기도에 답이 있다고 믿는다.

“야당 지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분은 하나님밖에 없어요. 하나님 앞에 의존하면서 어려운 상황을 맡기면 해결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가 리더들에게 즐겨 읽어주는 성경 구절은 로마서 12장 9절부터 18절이다. 특히 14절인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축복하라/축복하고 저주하지 말라”는 구절은 악을 악으로 갚는 것이 아니라 선한 마음으로 대하며 소통과 통합을 강조한다.

그의 삶 자체가 한 편의 대하드라마다. 수원의 가난한 농부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미군 하우스보이에서 17세 혈혈단신으로 미국 유학을 갔다가 귀국해 세계적인 영적 지도자로 거듭나기까지 그에게는 세 번의 기회, 세 명의 은인이 있었다.

“미군 상사 칼 파워스를 만나 1951년 미국으로 유학간 것이 첫번째고, 밥 존스 중고등학교에서 2년 후배인 아내를 만난 것이 두 번째였습니다. 미국 여자와 결혼한 것이 한국 사회에서 받아들여질까에 대해 의심을 많이 품었는데 동양적이고 뒤에서 내조했기 때문에 아직도 집사람이 미국인이라는 사실을 많이 몰라요. 60여년을 같이 살았는데도, 허허. 내 욕하는 사람은 있지만 내 와이프 욕하는 사람은 없어요.”

김 목사의 아내인 트루디 여사는 쿠키를 굽고 영어를 가르치며 묵묵히 그림자 내조를 펼쳤다.

“집사람이 20여년 전에 골수암 3기에 걸렸어요. 다 죽는다고 생각했는데 워낙 낙천적이에요. 하나님이 고쳐주셔도 좋고 안 고쳐주셔도 좋다고. 집에서 책보고 여자배구 보는 게 취미예요.”

그에게 세 번째 기회는 뭐니 뭐니 해도 1973년 여의도에서 열린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 통역을 맡은 것이었다.

최근 출간된 1000페이지에 가까운 그의 평전 ‘Billy Kim(빌리 킴)’에 따르면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설립한 조용기 목사도 통역을 희망한 경쟁자 중 한 명이었다. “당시 통역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단순히 통역했기 때문이 아니라 메시지가 잘 전달됐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죠. 전도대회가 전 세계 TV로 중계되면서 그야말로 국내외에서 강연 요청이 쏟아졌지요.”

‘자고 나니 유명해졌다’는 말이 실감 나는 대사건이었다. 국내 군소 교파인 침례교에 한국 신학교 연줄이 없던 그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으니 말이다.

미국 인맥이 두터운 그는 현실화된 트럼프 2기에 대해 염려하면서도 적극 대응을 주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으로 4년 임기가 마지막이잖아요. 그래서 더 마음대로 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요. 미국 압력단체 중 제일 큰 게 유대계고 미국 기독교들이 트럼프를 지지했지요. 미국은 선거자금을 낸 사람 영향을 안 받을 수가 없어요.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 그들을 적극 활용해야합니다.”

인터뷰 끝에 그는 ‘초심’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5000년 역사 이래 우리가 이렇게 잘 살았던 적이 없어요. 전 왜정 때 굶어도 봤고 일본 선생 밑에서 교육도 받았고, 해방도 6.25도 겪었어요. 아내와 한국에 돌아왔을 때가 1959년이었는데 포장도로가 하나도 없었어요. 지금 한국의 교통수단은 미국 저리 가라죠. 젊은 사람들은 우리가 항상 이렇게 사는 줄 알 테니지만, 배고팠던 시절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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