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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지방소멸·수도권 집중 극복, 통합 필요"…포항서 주민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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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첫 설명회서 의견수렴 과정, 본청 위치, 국세 이양 등 관심…일부 반대 표시

연합뉴스

대구·경북 행정통합 동부권 설명회
[촬영 손대성]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도가 7일 포항시청소년수련관에서 마련한 대구·경북 행정통합 동부권 설명회에서 주민들은 의견수렴 과정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본청 위치 등에 관해 관심을 나타냈다.

경북도는 통합하면 전국 3위 도시로 탈바꿈하는 등의 비전을 제시하며 통합 필요성을 역설했다.

도내에서 처음 열린 설명회에는 포항·경주·영덕·울진 등 동부권 주민과 광역·기초의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김호진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은 "도내 북부 지역이나 낙후지역은 경제력 유출을 우려하지만, 권역별 성장과 북부지역 발전대책 등을 통해 지역 내 균형발전을 추진하겠다"며 "행정적인 통합안 마련 과정에 수개월이 걸렸고 조율된 안을 공개해 의견 수렴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과 하혜수 경북대 교수는 1시간에 걸쳐 행정통합 추진 현황과 과제를 발표하며 통합 필요성과 기대 효과 등을 소개했다.

도는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수도권 집중 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거듭 강조했다.

경북도와 대구시가 통합해 '대구경북특별시'로 출범하면 서울시에 준하는 위상을 갖게 되고 200개 이상의 국가 사무와 재정을 이양받아 권한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는 또 행정통합 특별법을 통해 각종 권한과 특례를 명시하고 재정이나 투자 촉진과 관련한 특례를 받으면 기업 유치나 산업단지 조성, 특구 지정 등이 쉬워질 것으로 본다.

기존에 중앙정부와 협의로 허가까지 6개월 이상 걸리던 하천 준설, 농지·산지 전용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7년 이상 걸리던 산업단지 개발 기간이 규제자유특구로 3∼5년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대구경북특별시는 면적 1만9천923㎢로 전국 1위, 인구 500만명에 가까운 전국 3위의 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

도는 통합과 함께 동부권을 환동해 글로벌도시, 서부권을 국가첨단전략산업도시, 남부권을 통합경제도시, 북부권을 통합행정복합도시, 중부권을 신공항 중심 도시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김 실장은 "통합과 관련해 정부에 특례 등을 제안했고 정부가 특별법안 수용 판단과정을 시작했다"며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특례와 권한이 오지 않으면 통합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통합에 따른 규모의 경제효과와 다국적 기업 유치 가능 등 장점을 제시했다. 다만 특별시장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데 따른 견제 장치가 미흡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의견 수렴 부족, 본청 위치, 정부의 국세 이양 여부 등에 대한 지적과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시장·군수 회의에 3회 참석해 의견을 전달했고 앞으로 계속 설명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며 "통합안에 현재 대구광역시 청사, 경북도 안동시·포항시 청사를 활용하기로 했고 본청 위치를 따로 정하지 않았으며 통합한 이후에 숙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근석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세의 지방 이양은 어렵고 기획재정부 반대로 무산된 적 있다"며 "결국 정치적 문제인데 정책 결정자가 많은 것을 지원해주겠다고 할 때 통합하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희정 포항시의원은 "주민투표법에선 행정통합과 관련해서는 주민 투표를 할 수 있게 돼 있는데 경북도는 왜 투표하지 않으려고 하느냐"며 따져 물었다.

김 실장은 "주민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단언하지는 않았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사안도 아니다"며 "주민 투표를 하려면 70일 이상 걸리고 300억원 이상 소요되는데 통합에 뜻이 모이고 여론조사나 의회에서 찬성하는 분위기라면 투표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설명회에 앞서 포항시민단체연대회의는 행사장 앞에서 "주민 의견수렴 없고 로드맵 없는 통합에 반대한다"고 기자회견을 했고, 안동시민들도 행사장 내에서 "행정통합이 지방소멸을 부추긴다"며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했다.

도는 15일 경산, 18일 예천, 20일 구미에서 권역별 주민 설명회를 이어간다.

연합뉴스

대구·경북 행정통합 반대 기자회견
[촬영 손대성]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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