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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트럼프 주한미군 철수는 엄포 … 방위비 올리려는 협상카드" [다시 트럼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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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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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47대 대통령으로 재선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대신 핵 실험과 추가적인 핵 개발 중단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정학 전문가들의 전망이 제기됐다. 이 같은 대북 유화책을 바탕으로 트럼프 당선인이 3차 미·북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등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지정학 전문가 이언 브레머 미국 유라시아그룹 회장은 6일(현지시간)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 한국 정부와 달리 북한에 대해 햇볕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접촉하고 미·북 정상회담을 다시 개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1·2차 미·북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3차 정상회담은 실질적인 관계 정상화와 이에 따른 한반도 평화를 목표로 잡을 것으로 분석했다. 브레머 회장은 미·북 관계가 개선되면 트럼프 당선인이 양측 간 논의를 더 긴밀히 할 수 있도록 고위급 특사를 지명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DC에 소재한 한미경제연구소(KEI)의 스콧 스나이더 소장은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을 존중하며 접근할 것이라는 시각을 내놓았다. 스나이더 소장은 "트럼프 당선인은 스스로 북한과 직접 교류했다. 우리는 싱가포르와 하노이 정상회담에 대해 알고 있지만, 그 정상회담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매우 실망한 채 돌아갔기 때문에 그가 트럼프 당선인과의 협상을 기대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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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정상회담 등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유화책으로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브레머 회장은 "트럼프는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음을 인정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를 통해 북한의 핵 실험 중단과 추가 핵 개발 중단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북 관계가 크게 개선되면 미국의 대북 제재도 어느 정도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의 대북정책이 유화적인 반면 한국의 대북정책은 상호주의여서 한미 간 외교정책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이 브레머 회장의 설명이다.

미국의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유지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인들도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두 정당의 정강정책에서도 제외된 것"이라며 "이 때문에 비핵화 대신 북한이 일부 핵 시설을 동결하도록 하는 등 북한의 핵 무기 개발을 통제하기 위한 다른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나이더 소장은 "1기 행정부 시절 트럼프는 자신이 북한 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묘사했지만, 실제로는 북한 문제를 관리한 것뿐"이라며 "북한 문제를 관리하려는 과정에서 '북한이 핵 보유국이기 때문에 관리하면 된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브레머 회장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북·러 간 군사적 협력과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이 온건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극도로 우려하기 때문에 북한에 추가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면서 "반면 트럼프는 러시아와 관계를 회복하고 북한과도 돌파구를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입장이 180도로 바뀔 것"이라고 전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이슈와 관련해 실질적인 대응책을 내놓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방장관, 국무장관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대응 방안이 달라질 것"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해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한국 정부가 단기적인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 관련 이슈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과 함께 자연스럽게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브레머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최후통첩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협박할 것"이라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선택이 전쟁 종료 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나이더 소장은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분명한 입장을 밝혔고,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점은 전쟁을 끝내고 싶다는 것"이라며 "전쟁이 끝나면 북한과 러시아 간 공급 관계가 줄어들거나 중단될 수 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러·북 관계도 약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동맹과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의 혼선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핵 무기를 보유해야 할지,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할지 등 트럼프 당선인이 어떻게 행동할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브레머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 정부에 주한미군 방위비 증액을 다시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그러나 한국에서 미군 철수는 협상용 전략적 허세지, 실제로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트럼프 당선인 입장에서는 주한미군을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이 경제적으로도 미국의 중요한 파트너가 됐다는 점에서 한국과의 긴밀한 관계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인식을 갖게 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왔다.

스나이더 소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한미 동맹의 경제적 측면·무역 관계가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당선인이 1기 행정부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한국 자본의 대대적인 대미 투자"라며 "그리고 이 같은 투자의 많은 부분이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지지 지역)'로 향했다"고 덧붙였다. 스나이더 소장은 "트럼프 당선인은 균형 잡힌 무역 관계를 원한다"며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 같은 흑자는 미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국의 투자에서 상당 부분 기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트럼프 당선인에게 이 같은 사실이 업데이트되지 않았다는 몇 가지 시사점이 있다. 그는 한국을 '머니 머신'이라 불렀는데, 표현이 정중했다면 미국에 대한 투자가 늘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그의 표현은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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