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가 7일 한국방송(KBS) 아트홀에서 주최한 ‘2회 대한민국언론인대상’ 시상식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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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언론 미디어 시장에는 뱀이 있다. 이 뱀은 ‘가짜뉴스’라는 맹독을 뿜어낸다. 뱀을 사냥해야 한다. 꼬리를 잡고 대가리를 쳐서 한 방에 끝내버려야 한다. 대한민국 언론 자유를 지키는 방법도 이와 유사할 것이다.”
7일 한국방송(KBS) 아트홀에서 열린 ‘2회 대한민국언론인대상’에서 ‘언론 자유상’을 받은 이영풍 전 한국방송 기자는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를 거론하며 이러한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 전 기자는 “이 자들은 스탈린주의 언론관을 가지고 있다. 본인과 정치적 의견이 다르거나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으면 악마화하고 고립시켜 죽여버리는 맹독을 가지고 있다”며 “예리한 칼로 이 뱀의 대가리를 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은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언총)라는 단체에서 주최한 행사로 지난 7월 한국언론진흥재단 단체지원사업 대상에 선정됐다. 언론재단에서 지원한 금액은 1980만원이다. 행사장에는 정부·여당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전광삼 시민사회수석, 국민의힘에서는 김장겸, 이상휘 의원이 참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고용노동부장관은 영상으로 축사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화환을 보냈다.
7일 ‘2회 대한민국언론인대상’ 시상식이 열린 한국방송(KBS) 아트홀 행사장 입구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화환이 놓여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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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총은 지난해 3월 창립된 단체로 누리집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등 기득권에 편향된 언론 시장을 바로잡기 위한 조직’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원 언총 사무처장은 이날 “언총은 정치 세력화가 목적인 민(주)노총 언론노조의 영향력 아래 민주당의 ‘방송3법’에 동조하고 있는 한국피디연합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에 대응하고 있다. 좌편향된 단체들이 장악한 포털 뉴스 정상화를 위해 애쓰는 여러 인터넷 매체들도 함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수상자들도 대부분 언총 이해관계자들이었다. 이날 대상을 받은 강명일 문화방송(MBC) 3노조 비상대책위원장과 특별상을 받은 허성권 한국방송노조 위원장, 류제웅 와이티엔 신사업추진단장은 언총 이사회에 이름을 올렸고, 칼럼상을 받은 송재윤 맥마스터대(캐나다) 교수는 언총 자문위원이다. 수상 소감에서 “뱀 사냥을 해야 한다”고 말한 이영풍 전 기자에 대해서는 지난 5월부터 언총에서 한국방송 복직을 위한 소송 비용 모금을 진행한 바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2회 대한민국언론인대상’ 시상식에서 영상으로 축사를 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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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고용노동부장관이 7일 ‘2회 대한민국언론인대상’ 시상식에서 영상으로 축사를 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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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성향 단체, 매체들도 상을 받았다. 언총과 마찬가지로 방송사 보수 노조 연합체 성격의 시민단체인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는 ‘좌편향된 언론 시장을 바로잡고자 언론 모니터링과 여론 형성, 편파 보도에 대한 법적 대응을 해왔다’는 공로로 단체상을 받았다. 매체부문 상은 펜앤드마이크, 기자상은 데일리안, 뉴데일리, 시사포커스 소속 기자들에게 돌아갔다. 천영식 펜앤드마이크 대표는 수상소감으로 “내년에는 박장범 사장이 (매체상을) 받을 수 있게 케이비에스가 노력해 달라”고 했다.
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는 전날 성명을 내어 한국방송 건물에서 열린 이날 시상식이 ‘친정부적 관변단체 행사’이고 사내 대관 지침에도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한국방송본부는 “정부의 언론장악을 옹호하는 관변 언론단체가 정부기관(언론재단) 지원을 받아 주최하는 전형적인 친정부 행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상식이 한국방송 대관지침 3조에 따른 외부대관 범위(공사의 공동주최·주관·후원, 문화예술, 국가적 주요 행사, 공사 이미지 제고에 기여, 기타 유치할 필요가 있는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무리한 대관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석우석(왼쪽) 공정언론국민연대 대외협력단장이 7일 ‘2회 대한민국언론인대상’ 시상식에서 ‘단체상’ 상패를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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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언총은 맞불 성명을 내고 “대관 수용 여부는 공사의 고유 결정으로써 언론노조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이런 오지랖 넓은 행태들이 노조의 공영방송 장악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언총은 이어 “언론노조의 방송 장악 의도가 존재하는 한 우리는 언제나 그 반대편에 강건하게 맞서 서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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