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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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야
실리콘밸리는 전통적인 민주당의 텃밭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선 테크 리더들의 지지 방향이 엇갈렸다. 트럼프 당선으로 가장 수혜를 입을 기업인으론 단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꼽힌다. 머스크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트럼프에 ‘올인’했다. 엑스(X·옛 트위터) 게시글을 통해 공개 지지하는 건 물론, 지난달 5일(현지시간)에는 트럼프가 총격을 당했던 펜실베니아주 버틀러 유세장에서 찬조 연설도 했다. 트럼프는 이에 화답하듯 지난 6일 승리 연설에서 머스크에 대해 “우리가 가진 인재 중 최고로 중요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주가도 당일 3.5%, 시간 외에서 15% 가까이 치솟으며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지난달 5일 펜실베니아주 버틀러 유세장을 찾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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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실제 어떤 역할을 맡을지도 관심이다. 머스크는 지난 8월 ‘정부 효율화 위원회(가칭, 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를 기꺼이 맡겠다는 게시글을 엑스에 올렸고, 지난달 트럼프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머스크를 “비용 절감 장관(Secretary of Cost-Cutting)”이라고 칭했다. 실제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정부가 발주한 로켓을 만들 때 원가와 보장수익을 받는 방식 대신, 성과를 얻으면 고정된 돈을 받는 대안을 만들어 우주 발사체 분야에서 혁신적 비용 절감에 성공한 바 있다. 정부는 민간기업이 쓰는 대로 돈을 지불해야 하는 비효율에서 벗어났고, 기업은 비용을 줄일수록 이익을 더 내는 구조를 만들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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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경 복잡한 구글·메타
친(親) 기업 기조를 보여온 트럼프인 만큼 빅테크 기업들도 법인세 인하,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반독점 제재 완화 등을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가 “바이든 대통령의 인공지능(AI) 행정명령을 철폐하겠다”고 말한 만큼, AI 관련 규제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구글과 메타는 트럼프의 당선이 마냥 즐겁진 않다. 올해 초 피격 사태 당시 트럼프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관련 게시글을 검열한다며 “선거 조작 시도”라고 주장했다. 지난 3월 CNBC와 인터뷰에선 “틱톡 금지는 페이스북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페이스북에 대해 “사람들의 적(enemy of the people)”이라 표현했다.
구글도 속내가 복잡하다. 트럼프와는 반대로 반독점에 강경한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이 구글을 강경하게 비판하고 있어서다. 밴스는 지난 2월 “이제 구글을 해체할 때가 됐다”는 게시글을 엑스에 올렸다. 지난 8월에는 파이낸셜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구글이 너무 크고 강력하다고 생각한다”며 “상황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지만 구글이 분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J.D.밴스 부통령 당선인이 지난 6일(현지시간) 승리 연설을 하는 모습.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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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만개, 암호화폐
신재민 기자 |
머스크만큼이나 웃고 있는 업계는 또 있다. 암호화폐 업계다. 트럼프는 스스로를 ‘암호화폐 대통령(crypto president)’라고 칭할 정도로 이 시장에 우호적이다. 지난 7월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 연설에서 “미국이 지구의 암호화폐 수도이자 세계의 비트코인 수퍼파워가 되도록 하겠다”며 비트코인을 미국의 비축 자산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업계도 막대한 기부금을 트럼프에 쏟아부었다. 미국 최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암호화폐 분야에 많이 투자해온 벤처캐피털(VC)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는 트럼프의 정치자금 기부단체 수퍼 팩(Super PAC)인 페어셰이크(Fairshake)에 각각 7500만 달러(약 1040억원)와 6000만 달러(약 840억원)를 기부했다. 트럼프 당선 확정 이후 비트코인은 7만 60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코인베이스 주가도 31% 폭등했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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