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 여성 비서실장
트럼프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수지 와일스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적 승리 중 하나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2016년과 2020년 대선 당시 캠페인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는 “수지는 강인하고 똑똑하며 혁신적이고 보편적인 존경을 받고 있다. 그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Make America Great Again) 지칠 줄 모르고 계속 일할 것”이라고 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와일스는 의회와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DC에서 일한 경험은 거의 없지만, 거대한 행정 기관과 의회를 상대로 백악관 ‘특사’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정책 결정과 인사에 깊숙하게 관여하고 입법 과정에서 의회 수뇌부와의 협상도 이끄는 실세 중의 실세다. 다른 고위직과 달리 상원 인준 과정이 필요 없다. 주로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측근이 기용돼왔지만 여성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지 와일즈 트럼프 공동선거운동본부장이 지난 7월 27일 미국 내슈빌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들은 트럼프와 불화를 빗다가 경질되기 일쑤였다. 4년간 트럼프는 라인스 프리버스 전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 4성 장군 출신 존 켈리, 믹 멀베이니 전 사우스 캐롤라이나 하원의원, 마크 메도우스 전 노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 등 네 명의 보좌관을 갈아치웠다. 당시 그는 알지 못하는 인사들을 비서실장직에 앉혔었다. 그런데 이번엔 캠프 내의 인물을 기용한 것이다.
트럼프는 ‘2기’엔 ‘충성심’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말 잘듣는 참모를 앉히겠다고 공언해왔다. 와일스는 이런 트럼프의 ‘기용 조건’에 잘 들어맞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NYT는 “와일스는 트럼프 당선인의 운영 방식을 잘 이해하고, 그의 가족과 친하다”며 “현재 팀원 대부분이 충성스럽게 따르는 인물”이라고 했다. 트럼프로선 와일스가 자신에게 충성을 다하면서도, 내부 기강을 다잡을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당선인 측근 대부분은 와일즈가 그 역할을 맡기를 원했다”고 했다.
CNN은 와일스가 비서실장직을 승낙하기 위한 조건으로 ‘누가 집무실에서 대통령을 만날 수 있는지’를 자신이 통제하갰다고 트럼프에게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의 접근 권한을 자신이 전적으로 독점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트럼프의 가족들과 이른바 ‘비공식’ 참모들의 입김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와일스는 선거 기간에도 트럼프 전용기에 탑승하는 이들의 명단을 통제해왔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한편 트럼프가 비서실장 인선을 먼저 발표함으로써 백악관 및 내각 인사들을 선정하는 인수위원회 활동이 본격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