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수도권 4대 거점 중 하나인 송파사옥을 비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건물은 사용용도를 임대업으로 변경해 운영할 계획이다. KT의 부동산 임대업 확대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이 점쳐진다.
7일 이동통신 및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KT는 내년 초 송파사옥에 근무하는 약 1500명의 인력을 KT 광화문 웨스트사옥과 판교사옥으로 이주시키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지난 2020년 준공된 송파사옥에는 KT의 B2B 사업조직이 입주해 있으며, 호텔과 씨젠본사 등이 송파사옥을 함께 사용한다. 송파사옥에 근무하는 KT소속 직원은 약 1500명인 것으로 전해지는데, 송파사옥 임대 방안이 결정되면 이들은 사업영역에 따라 광화문 사옥과 판교사옥으로 옮겨지게 된다.
비워진 송파사옥은 부동산 임대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부동산 업계의 ‘큰손’으로 불리는 KT는 2010년 부동산 매매, 관리, 임대업을 주로 하는 지분 100% 자회사 KT에스테이트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KT에스테이트는 2014년 서울 역삼동 영동전화국 부지에 '신라스테이'를 들인 것을 시작으로 △을지전화국 부지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신사전화국 부지 ‘안다즈 서울 강남’ △송파전화국 부지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명동전화국 부지 ‘르메르리당 서울 명동’ 등 호텔 사업을 하고 있다. 내년에는 광진구 자양동 KT부지에 ‘앰배서더 풀만’이 들어선다.
이 밖에도 KT는 전국 400여개 부지를 매매, 임대하면서 부동산 수익 규모를 키워왔다. 지난해 말 기준 투자부동산 규모는 1조1131억원에 달한다. KT가 소유한 부동산 가치는 공시지가 기준 약 7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KT가 부동산 사업을 확대함에 따라 KT에스테이트의 영업수익은 2011년 452억원에서 지난해 6036억원까지 뛰었다.
KT의 송파사옥 해체는 그룹 재무구조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진행된 대규모 희망퇴직 및 자회사 전출에 따른 일시적 비용지출을 상쇄시킬 것으로 분석된다.
KT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진행된 KT 특별희망퇴직자 모집에 총 2800명이 신청했다. 희망퇴직 위로금은 인당 2억원 수준이 예상되는데, 이에 따라 5000억원 규모의 위로금이 올해 4분기 재무제표에 적용될 예정이다. 송파사옥 임대와 함께 추가 구조조정이 단행되면 KT 재무제표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송파사옥 해체 과정에서 노사갈등은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특히 판교사옥으로 이주하는 직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성남 수정구 금토동 소재 KT판교사옥은 판교 내 기업 입지 중에서도 접근성이 낮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송파사옥을 두고 다양한 방안이 검토 중이지만, 현재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아주경제=김성현·윤선훈 기자 minus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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