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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 (금)

‘공천 개입’ 의혹 명태균, 검찰 출석…“단돈 1원도 안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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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지검, 8일 오전 10시 피의자 조사 시작

명씨 측 “윤 대통령 육성, 혐의와 관계 없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8일 창원지검에 출석했다. 명씨는 “돈의 흐름을 파악하면 금방 해결될 사안”이라며 “저는 단돈 1원도 받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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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에 명태균씨가 출석하고 있다. 명씨는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을 받고 있다. /창원=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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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씨는 이날 오전 9시 38분쯤 회색 SUV를 타고 창원지검 정문에 도착했다. 그는 오른손으로 지팡이를 짚고 차에서 내려, 취재진 앞에 섰다. 명씨는 우선 “저의 언행이 경솔했다”며 “국민 여러분께 민망하고,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했다. 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이어 “검찰에서 수사팀 인원을 늘리고, 계좌 추적팀도 보냈다고 한다”며 “돈의 흐름을 보면 이 사건은 금방 해결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마지막 연락이 언제인지, 김건희 여사를 어떻게 알게 됐는지,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해 윤 대통령 부부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명씨는 “조사를 마친 뒤 제 입장을 말씀드리겠다”며 즉답하지 않았다. 그는 9시41분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명씨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황앤씨 김소연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나 김 여사의 음성이 담긴 녹취 파일을 제출하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예정에 없다”며 “일부 언론이 바라는 폭로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했다. ‘모든 혐의를 부인하느냐’는 질문엔 “당연하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강혜경씨가 미래한국연구소 통장 계좌, 본인 계좌 그리고 김 전 의원의 정치자금 계좌를 전부 들고 수시로 입출금을 하는 등 모든 돈 관리를 맡았다”며 “자금을 추적하면 이 사건은 더 나아가 조사할 이유도 없는 사건”이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명씨와의 통화에서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라고 말하는 음성이 담긴 녹취가 공개된 데 대해선 “윤 대통령의 육성과 혐의는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 변호사는 “아무 직함도 없는 일반 국민의 말을 경청한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참 훌륭하신 분이라는 것이 명씨의 입장”이라며 “미담일 뿐 공천 개입 의혹이 아니다”라고 했다.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명씨를 이날 오전 10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지난 9월 공천 개입 의혹이 불거진 뒤 첫 피의자 조사다. 명씨는 지난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김 전 의원이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 공천을 받는 과정에서 김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도움을 주고, 김 전 의원으로부터 세비(歲費) 등 9031만6000원을 25회에 걸쳐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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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에서 명태균 씨가 출석하고 있다. /창원=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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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날 명씨를 조사하며 ‘여론조사 비용 불법 조달’ 의혹도 살펴볼 예정이다. 이 의혹은 명씨가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을 위해 80여 차례에 걸쳐 3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그 비용 일부를 지방선거 예비후보들로부터 충당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예비후보들이 자신의 공천을 바라고 명씨 측에 1억2000만원씩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27일과 30일 광역의원 예비후보이던 이모씨와 국민의힘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배모씨를 각각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이외에도 명씨를 둘러싼 불법 여론조사 의혹, 창원 국가산업단지 선정 과정 개입 의혹도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제기되는 의혹 전반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명씨의 검찰 출석 현장엔 시민단체와 창원 지역 대학생들이 참석해 명씨를 규탄하기도 했다. 시민단체 활빈단 관계자는 이날 말린 명태를 들고 명씨를 비판했다. 자신을 창원대 학생이라고 밝힌 대학생들은 “대통령 부부의 국정농단을 규탄한다”는 피켓을 들었다.

[창원=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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