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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 (금)

트럼프 당선 전부터 걱정…중국 무역박람회에 미국·유럽 구매자 방문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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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톤 페어에 해외 구매자 25만3000명 방문

주문량 절반 이상이 일대일로 참여 국가

경향신문

지난 4일 광저우에서 열린 중국 수출입박람회를 찾은 외국인들이 상품 설명을 듣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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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외 무역의 양상을 가늠할 수 있는 무역 박람회에서 미국·유럽 고객 비중이 줄고 중동·중앙아시아 등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국가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4일 폐막한 제136회 중국 수출입 박람회(캔톤 페어)에는 해외 구매자 25만3000명이 방문해 249억5000만 달러(약 34조5956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주문량의 절반 이상이 중동과 중앙아시아 등 일대일로 참여국들에서 나왔다.

캔톤 페어는 광둥성 광저우에서 열리는 중국 최대의 무역 박람회다. 해마다 4~5월과 10~11월 3주에 걸쳐서 열린다. 중국 대외 무역의 척도라고 불린다.

올가을 캔톤 페어는 지난봄 박람회보다 해외 방문객은 2.8%, 계약 체결액은 1% 증가했다. 계약 실적이 방문객 증가율에 못 미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가을 박람회에는 18만6000명이 방문해서 293억달러(약 40조 6391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SCMP는 북미와 유럽 구매자가 줄어든 것을 실적이 주춤해진 이유로 꼽았다. 10월 첫째 주 캔톤 페어를 방문한 외국인 가운데 북미와 유럽 출신은 18.1%, 일대일로 국가 출신은 69.7%였다. 지난 4월에는 북미와 유럽 구매자가 20%, 일대일로 국가 구매자가 65%였다.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환에 따른 관세 분쟁,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영공을 이용하지 못해 항공 운송료가 대폭 올랐다는 점 등이 북미와 유럽 구매자들이 줄어든 이유로 꼽힌다. 섬유 및 의류 공급망 전문가 펑뱌오는 “박람회를 찾은 신흥시장 관계자 다수는 상품 샘플을 수집해가고 실제 구매는 하지 않았다. 아직 구매력은 아직 알 수 없다”고 SCMP에 전했다.

중국은 서방과 분쟁에 대비해 신흥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딜로이트와 월드퍼스트의 지난 8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중동, 라틴아메리카에서 연평균 10%대의 수출 증가율을 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로의 수출 증가율은 연평균 19.7%였다. 반면 EU와 미국으로의 수출은 각각 4.2%와 0.9%만 성장했다.

신흥 시장이 북미와 유럽 시장을 대체하기는 역부족이다. 게다가 신흥 시장에도 값싼 중국산 제품이 밀려들면서 분쟁의 조짐이 일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중국 쇼핑앱 테무를 차단한 것이 단적이다.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에서도 아프리카 국가들의 대중 무역적자가 거론됐다.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매체는 지난 5일 개막한 상하이국제수입박람회 소식을 전하며 중국이 농산물을 중심으로 개도국 상품의 수입 여력이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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