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러드 미국 주재 오스트레일리아 대사(왼쪽)가 2023년 10월26일 미국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엘리엇 강 미국 국제안보 및 비확산국 차관보와 미국-오스트레일리아 기술보호협정에 서명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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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비난했던 글을 남긴 외국의 정치인들이 그의 재선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케빈 러드 전 오스트레일리아 총리이자 현 미국 주재 대사는 2020년 소셜미디어에 트럼프 당선자를 겨냥해 “역사에서 가장 파괴적인 대통령”이라며 “그는 미국과 민주주의를 더럽히고 있다”고 힐난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가 확정되자, 곧바로 성명을 내어 ‘당시 발언이 독립적인 싱크탱크의 대표로서 재직할 때 나온 것으로 현재 오스트레일리아 정부의 견해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해명해야 했다. 그는 성명에서 “미국 대통령 직위에 대한 존경”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뒤 과거 누리집과 소셜미디어에 올린 이들 논평을 삭제했다. (이는) 이들 논평이 잘못 해석될 여지를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러드 대사는 또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의 관계를 계속 강화해나가기 위해” 대통령 당선자와 함께 일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러드는 2007~2010년과 2011년 노동당 대표로 오스트레일리아 총리를 지냈으며, 지난해 3월 미국 주재 대사로 부임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교장관(왼쪽)이 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로날드 라몰라 남아공 국제관계·협력 장관과 현지 축구팀 유니폼을 들어 보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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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교장관도 노동당 의원이던 2018년 시사주간지 타임 기고에서 트럼프 당선자를 가리켜 “여성을 증오하고 네오나치에 동조하는 소시오패스”이며 “국제질서의 심각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2019년엔 “망상적이고 부정직하며 외국인을 혐오하고 나르시시스트적”이라며 “영국의 친구가 아니다”라고 쏟아부었다.
지난 7월 노동당의 총선 승리로 영국 외교장관이 된 그는 곧바로 태도를 바꿔 소셜미디어에 트럼프의 당선을 축하하며 “앞으로 당신과 함께 일해나가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래미 장관의 발언은 영국 의회에서도 논란이 됐다. 새로 보수당 대표가 된 케미 베이드녹은 6일 의회에 출석한 키어 스타머 총리에게 지난 9월 트럼프를 만났을 때 래미 장관의 비난 발언을 사과했는지 묻고는 하지 않았다면 “당장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스타머 총리는 직답을 피한 채 당시 래미 장관과 함께 트럼프를 만났으며 만남은 “매우 건설적”이었다고 얼버무렸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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