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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예측불허의 경로 다시 몰려오는 '트럼프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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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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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우리에게 (방위비 분담금으로) 연간 100억달러(약 13조5000억원)를 지불하고 있을 겁니다. 그거 아세요? 한국은 기꺼이 그렇게 했을 겁니다. 이 사람들은 진짜 '머니 머신(현금인출기)'이라니까요." 지난 6일 재집권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달 16일 폭스뉴스 주최 행사에서 주한미군 주둔 비용 분담금을 9배 올리겠다며 "한국은 머니 머신"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제47대 대통령으로 화려하게 귀환하면서 한국 정부와 산업·금융계에 일제히 '비상모드'가 켜졌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가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동맹국에 대해서도 천문학적인 청구서를 내밀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 강력해진 스트롱맨의 귀환에 전 세계가 떨고 있다. 그의 대선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Make America Great Again·MAGA)'는 새로운 질서의 신호탄과 같다. 세계 각국은 1기 행정부 시절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예측 불허의 트럼프 정책을 또다시 마주해야 한다는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을 '존경받는 국가'에서 '두려운 국가'로 변모시킬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평화 시대가 저물고, 세계대전 발발 위험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이다. 임기 4년이 마지막인 트럼프는 이 기간 동안 미국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매일경제신문은 내년 1월 공식 출범하는 트럼프 2기의 현주소와 미래를 진단하고, 전 세계와 한국에 미칠 영향을 입체적이면서 풍부하게 분석했다. '트럼프 2.0 또 다른 미국'이라는 제목으로 독자들과 만나는 이 책은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트럼프 정부의 정책과 파장을 깊이 있게 담았다.

4년 만에 다시 백악관의 주인이 된 그는 'MAGA'를 이전보다 더 거세게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매일경제

트럼프 2.0 또 다른 미국 매일경제 글로벌경제부 지음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1만8000원


책은 트럼프를 둘러싼 글로벌 정세를 다각도로 진단한다. 북한의 참전으로 한층 복잡해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트럼프의 종전 제안을 주목하고 있다. 푸틴은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축하한다는 덕담과 함께 대화할 뜻이 있다고 시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입장이 초조해진 것과 대조적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원조가 중단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오래된 동맹인 유럽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 동맹국들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국 정부의 방위비 증액 요구에 크게 당황한 경험이 있다. 이 탓에 유럽 고위 관료들은 트럼프 재집권이 유럽 안보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무역전쟁 재발 가능성도 높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약속한 최대 20% 보편 관세가 현실화하면 유럽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와 함께 또 다른 전쟁을 하고 있는 중동에서도 트럼프의 재집권을 바라보는 시선이 복잡 미묘하다.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지지와 지원이 중동 정세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불안함과 동시에 중동 정세를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상존하고 있다.

국제 정세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도 경계 모드다.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의 지도자로 다시 등극한 트럼프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의 충돌이 예정돼 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가 당선 후 사퇴를 요구해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는 당선이 확정된 후 충성심이 참모 임명의 핵심 요소라고 공언해 왔다. 트럼프는 자신의 선거운동을 승리로 이끌고 충성스럽게 따르는 인물로 평가받는 수지 와일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집권 2기 첫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했다. 트럼프와의 친분을 계속 과시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어떤 공식 직함을 갖게 될지 주목된다.

이 책의 강점은 뭐니 뭐니 해도 현장감이다. 워싱턴·뉴욕·실리콘밸리 현장에서 발품을 팔며 현지 뉴스를 취재한 매일경제 미국 특파원들을 비롯해 매일매일 쏟아지는 글로벌 뉴스 속에서 옥석을 가리는 글로벌경제부 기자들이 트럼프 시대의 살아 있는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았다. 1부에서는 트럼프가 '아름다운 단어'라고 묘사한 관세와 함께 경제·산업 정책에 따른 수혜와 타격을 입을 분야를 분석했다. 2부에서는 '톱다운' 방식을 선호하는 트럼프의 외교 스타일이 대북 관계에 미치는 영향과 '두 개의 전쟁'에서 그가 보여줄 외교 리더십을 조망했다. 3부에서는 대선 기간 극단적으로 나뉜 미국 사회의 갈등 양상과 충격을 다뤘다. 마지막 4부에서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까지 걸어온 그의 박진감 넘치는 인생 스토리를 담았다.

한국의 정치·사회·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나라인 미국의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대응은 신속하고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매일경제 글로벌경제부가 집단지성을 발휘해 분석한 '트럼프 2.0 또 다른 미국'을 읽다 보면 과도한 트럼프 공포에서 벗어나 합리적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온라인 예약 구매는 8일부터, 오프라인 서점 구매는 14일부터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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