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포안 중국 재정부장.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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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지방정부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향후 5년간 10조 위안(약 1935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8일 국무원이 제출한 지방정부 부채 한도상향 방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중국 재정부는 지방정부 부채 한도를 늘리기 위해 3년간 6조 위안의 특별채권을 발행한다. 지방정부의 부채 한도는 2024년 말 기준 29조5200억 위안에서 35조5200억 위안으로 늘어난다.

재정부는 올해부터 5년 동안 매년 지방정부 특별채권 중에서 8000억 위안을 부채 해결에 배정해 총 4조 위안을 지방정부의 숨겨진 부채와 교환하도록 한다. 숨겨진 부채를 채권 형식으로 전환하도록 해 지방정부가 시간을 두고 상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이번에 승인한 6조 위안 부채한도를 더하면 지방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한 재원은 10조 위안으로 늘어난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10조 위안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8% 남짓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부양책 규모인 GDP 대비 13%(4조 위안) 수준에는 못 미친다.

란포안 재정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정은 “국내외 환경과 안정적인 경제 및 재정 운영 보장의 필요성, 지방 정부의 실제 개발 상황을 고려한 중요한 정책 결정”이라고 밝혔다.

란 부장은 이번 조치로 지방정부가 5년 동안 6000억 위안의 이자 지불 비용을 절감하며 이를 통해 자원이 투자와 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 말 현재 지방정부의 숨겨진 부채가 14조3000억 위안에서 2조3000억 위안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중국 지방정부는 인프라에서 교육까지 공공지출의 대부분을 담당하지만, 장기적인 부동산 침체에 따라 토지 분양 수입원이 부족해 몇 년간 막대한 부채를 쌓아왔다. 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지방정부 공식 부채는 44조7000억 위안(약 8658조원)에 달했다.

여기에 더해 지방정부가 LGFV라는 자금 조달용 특수법인을 통해 조달한 부채도 문제가 됐다. LGFV가 조달한 자금은 장부에 잡히지 않아 숨겨진 부채라고 부른다. 지방정부의 숨겨진 부채는 서서히 중국 경제를 망가뜨려 가면서 금융위기를 부를 뇌관으로 꼽혀 왔다. 노무라 증권, 골드만 삭스 등은 중국의 숨겨진 부채가 60조 위안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지방정부 부채 문제는 2019~2022년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에 더 악화했다. 지역 주민을 상대로 짧게는 하루 단위로 시행하던 유전자증폭(PCR) 검사 비용을 모두 지방정부가 지불했다. 올해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지방정부의 주된 수익인 토지판매 수익이 급감했다. 올해 들어 재정이 열악한 일부 지방정부는 대중교통 등 필수 서비스를 중단하고 공무원 임금도 삭감했다.

모건 스탠리는 중국 정부의 부채 교환 프로그램이 디플레이션 악순환을 끊는 중요한 단계이며 직접적인 수요를 자극하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평가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통신은 일각에서는 소비를 직접 자극하는 정책이 더 경제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고 전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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