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 김건희 여사. 한겨레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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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17%를 기록했다는 한국갤럽 조사 결과가 8일 나왔다. 지난주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인 19%를 기록한 데 이어, 이번주 최저치를 또 한번 경신한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유권자 1002명을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11.8%),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17%, 부정 평가는 74%로 나타났다. 지난 6개월간 20%대를 오르내리던 윤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김건희 논란’이 확산되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간주되는 20%선이 무너진 데 이어 2주 연속 10%대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의-정 갈등’ 장기화로 9월 2주차 최저치인 20%를 기록했다가 잠깐 회복세를 보였으나, ‘김 여사 문제’가 떠오른 10월 4주차 20%로 다시 최저치를 찍은 뒤 19%를 거쳐 17%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에 ‘김 여사 문제’는 3주 연속 ‘부정 평가 이유’의 최상위를 기록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공천 개입 의혹 녹음 파일이 공개된 것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지지 철회가 담긴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을 향한 ‘실망감’은 모든 지역과 연령대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에 견줘 서울(17%)은 5%포인트, 인천/경기(14%)는 2%포인트, 대전/세종/충청(18%)은 11%포인트, 광주/전라(3%)는 3%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대구/경북(23%)은 5%포인트, 부산/울산/경남(28%)은 6%포인트 올랐다. 연령별로는 40대가 9%로 가장 낮았고, 30대(10%), 18~29살(11%), 50대(15%) 순이었다.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와 70대 이상도 각각 23%와 34%에 그쳤다.
오는 10일 임기 반환점을 맞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같은 시기 문재인(45%, 2019년 11월 1주), 박근혜(34%, 2015년 8월 3주)보다 낮다. 갤럽은 2012년 1월부터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를 매주 실시하고 있다. ‘분기별’로 따져봐도 윤 대통령의 집권 3년차 2분기 지지율 평균은 25%인데, 이는 노태우 전 대통령(18%)에 이어 두번째로 낮다. 이명박(49%)·문재인(45%)·김대중(38%)·박근혜(36%)·노무현(34%)·김영삼(28%) 전 대통령 순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율 역시 하락해 더불어민주당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32%로 같았지만, 이번 조사에선 민주당이 7%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율은 올해 최고치인 36%였고, 국민의힘은 29%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지난주는 여당 지지율이 버텨주면서 보수 진영이 유지할 수 있었지만, 이번주엔 당 지지율도 함께 빠졌다”며 “한동훈 대표가 제시한 특별감찰관 도입 이슈가 실효성이 없다는 걸 국민들이 깨달았다. 한 대표의 용산과 차별화 전략이 한계에 봉착한 것”이라고 했다. 채진원 교수는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여당에 대한 실망감과 민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지지”라고 봤다.
윤 대통령의 다음주 지지율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7일 대국민 담화, 기자회견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아직 조사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기자회견이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되진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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