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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 (토)

[사설]1위 여사, 2위 경제, 3위 소통… 3대 난맥에 부정평가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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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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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또 갈아치웠다. 8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은 17%로 지난주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부정 평가도 74%로 2%포인트 높아지면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 이유는 첫째가 김건희 여사 문제, 둘째는 경제·민생·물가, 셋째는 소통 미흡이다. 김 여사 문제는 대선 경선 당시부터 온갖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통령의 최대 리스크로 꼽힌 사안이고, 소통 미흡도 정부 출범 초기부터 줄곧 제기돼 왔던 문제다. 체감 물가와 집값이 들썩일 때마다 번번이 적기 대응에 실패한 것도 사실이다. 결국 진작부터 울렸던 경고음을 무시하고 방치한 결과 윤 정권의 3대 악재가 손쓰기 어려운 만성 질환이 돼 가고 있다.

윤 대통령의 7일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은 국정 난맥상을 반성하고 쇄신책을 제시함으로써 추락하는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저의 불찰이고 아내 처신은 무조건 잘못”이라면서도 “아내가 순진한 면이 있다”며 김 여사를 감쌌고, 김 여사 특검은 “정치 선동, 인권 유린”이라 했으며, 자신의 육성 녹취까지 공개된 명태균 씨 의혹은 부인했다. 대통령실과 내각 개편의 구체적인 일정도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은 2시간 20분간 목이 아프도록 해명했지만 말이 길어질수록 민심과 동떨어진 인식에 대다수 국민들은 답답함을 느꼈을 것이다.

저조한 지지율이 거론될 때마다 윤 대통령은 “야구 선수가 전광판 보고 뛰면 되겠나”라고 반문한다. 이번 기자회견 때는 “지지율 올리는 꼼수 같은 건 쓸 줄도 모르고 체질에도 안 맞는다”고 했다.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고 필요한 개혁을 뚝심 있게 추진하겠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4대 개혁은 표류하거나 회복 불능의 부작용을 낳고 있고, 김 여사 의혹은 커져만 가니 뚝심과 소신이 아니라 오만과 무능으로 비칠 뿐이다.

윤 대통령은 야당의 탄핵과 하야 공세를 의식한 듯 “2027년 5월 9일 임기를 마치는 그날까지 모든 힘을 쏟아 일하겠다”고 했다. 민심이 돌아서고 있는데 무슨 힘으로 완주한다는 건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지지율에 제동을 걸려면 국정 기조를 바꾸는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김 여사 문제에 “박절하다” 싶을 만큼 대응하고, 대통령 대국민 담화에 “할 수 있는 건 다했다”고 엉뚱한 소리 하는 대통령실 참모진부터 모두 갈아 치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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