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산 등산객 살인사건'
50대 여성 등산객 성폭행 후 살해
189일 만에 검거된 전과 7범
CCTV에 찍힌 ‘무학산 50대 여성 등산객 살인사건’ 범인.(사진=MBC 뉴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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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지난 2015년 10월 2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여·당시 51)씨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무학산에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섰다. 오후 1시께 산 정상에 도착한 A씨는 남편에게 ‘사과를 먹는다’, ‘하산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문자와 사진을 보냈다.
그러나 이 문자를 끝으로 A씨의 연락이 끊겼다. 오전에 집을 나섰던 A씨가 오후 9시가 되도록 집에 들어오지 않자 남편은 경찰에 신고했다.
남편의 실종신고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하루 뒤인 29일 오후 3시 40분쯤 무학산 인근 6부 능선에서 숨진 A씨를 발견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A씨는 목 뒷부분에 치명상을 입고 살해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경찰은 현장 증거와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목격자와 CCTV 등 물적 증거가 부족해 초기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사건 발생 닷새 만인 11월 2일 경찰은 해당 사건을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또한 경찰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전담수사본부까지 꾸린 뒤 목격자 등 관련 증거 확보를 위해 전단지 3만 부를 제작·배포했고 제보자에게 현상금 1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이 배포한 창원 무학산 살인사건 제보전단.(사진=연합뉴스) |
이후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혈흔 DNA 등을 분석하고 등산객을 상대로 최면 수사를 진행한 결과 인근 CCTV에 찍힌 ‘40~50대 검은 계통의 옷을 입은 보통체격의 남성’을 용의자로 특정했다.
그러나 발견된 혈흔은 피해자의 것이었고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실패했다.
결국 해를 넘기게 된 해당 사건은 미제로 빠져드는 듯했으나 예기치 못한 곳에서 사건의 실마리가 풀렸다.
피해자 A씨의 소지품에서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DNA가 뒤늦게 검출된 것이다.
사건 초기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의 소지품을 보내 DNA 감정을 의뢰했지만 두 차례의 감식에도 범인의 DNA 검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담당 검사는 피해자 A씨의 소지품에 중요 증거가 있을 것이라 여겨 대검찰청 과학수사과에 감정 의뢰하도록 했다.
앞서 증거물 훼손을 막기 위해 장갑 표면을 문지르는 방식으로 감식을 시도한 국과수와는 달리 대검 DNA 분석실은 장갑을 잘게 잘라 분석하는 방식을 사용했고 피해자 장갑에서 피의자 것으로 추정되는 DNA를 발견했다.
2016년 5월 4일 오전 경남 창원시 무학산 정상 인근에서 실시된 살인사건 현장 검증.(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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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DNA는 이미 대구구치소에 수감 중이었던 B(남·당시 47)씨로 밝혀졌다. 당시 B씨는 절도 사건으로 2016년 1월 5일 검거되어 구치소에서 수감 중이었다.
경찰은 이미 확보한 CCTV 자료를 다시 분석하는 등 보강수사를 벌여 B씨를 조사했고 이후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무학산 6부 능선 등산로 주변 숲 속에서 혼자 하산하는 A씨를 성폭행하기 위해 뒤따라가 등산로 밖 낭떠러지로 밀어 넘어 뜨린 뒤 주먹과 발로 얼굴 등을 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했다. B씨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흙과 낙엽으로 덮어 사체를 은닉하기도 했다.
이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강간 등 살인)과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기소된 B씨는 1심과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간하려 밀어 넘어트리고 피해자가 고함을 지르며 저항하자 무자비하게 폭행해 살해 후 사체를 발견하기 어렵도록 수풀로 옮겨 흙과 낙엽으로 덮어 은닉하는 등 죄질과 범행방법이 지극히 불량하고 범행결과도 너무나 중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갑작스런 폭행에 사망할 때까지 극심한 공포와 고통을 느꼈을 것을 생각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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