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민정책·장애인 비하 트럼프 공개 비판
메릴 스트리프가 9월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 극장에서 열린 제76회 에미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로스앤젤레스=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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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함은 무례함을 부르고,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
영화배우 메릴 스트리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처음 대통령에 취임했던 2017년, 할리우드 배우 메릴 스트리프가 공개 석상에서 트럼프의 반이민정책과 장애인 비하 행동을 비판한 영상이 7년 만에 다시 회자되고 있다.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따르면 스트리프가 2017년 1월 제74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평생 공로상을 수상한 뒤 밝힌 소감을 최근 다시 올린 영상(영상 바로 보기)이 8일 기준 71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한글 자막이 달린 해당 영상은 트럼프의 당선이 결정된 직후인 7일 게시됐다.
스트리프는 7년 전 트럼프의 취임을 약 열흘 앞둔 시점에서 수상 소감을 통해 그를 공개 저격했다. 스트리프는 이스라엘 태생인 나탈리 포트만, 캐나다 출신인 라이언 고슬링, 인도계 영국인 배우 데브 파텔 등을 언급하며 "할리우드는 이방인과 외국인들로 가득하다"고 설명했다. 이민자들이 미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노골적인 반이민정책을 예고한 트럼프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대선 승리 선언을 하고 있다. 웨스트팜비치=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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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장애인 기자 조롱 비판
그러면서 스트리프는 "우리의 일은 다른 사람들의 삶에 들어가서 그 사람들의 감정을 다른 이들이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2015년 11월 대중 집회에서 선천적으로 팔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뉴욕타임스 기자를 흉내 내며 조롱한 사건을 언급했다. 스트리프는 "올해 나를 놀라게 한 연기가 있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존경받는 자리에 앉겠다는 사람이 장애가 있는 기자를 흉내 내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스트리프는 "그걸 보고 가슴이 무너졌다"면서 "권력을 가진 사람이 공적인 자리에서 타인에게 굴욕감을 주려는 본능을 드러내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해도 괜찮다'고 허락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무례함은 무례함을 가져오며,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면서 "권력을 가진 자가 자신의 지위를 타인을 공격하는 데 사용할 때 우리는 모든 것을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당시 스트리프의 연설이 큰 화제가 되자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곧바로 반격했다. 그는 "스트리프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과대 평가된 배우 가운데 한 명"이라고 폄하하며 "스트리프는 대선에서 대패한 힐러리 클린턴의 아첨꾼"이라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스 기자를 조롱한 데 대해서도 "나는 결코 장애인을 조롱하지 않았으며, 단지 나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려고 잘못된 사실을 퍼뜨리는 기자가 비열하다는 것을 보여줬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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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1071111000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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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하자,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던 연예인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배우 제이미 리 커티스는 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더 통제적인, 누군가에게는 두려운 시대로 확실한 복귀를 의미한다"며 "많은 사람이 자신의 권리를 침해당하고 거부당할 것을 두려워한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의 유세 현장에서 직접 연설도 했던 유명 래퍼 카디 비 역시 인스타그램에 "나는 당신들이 싫다. 나쁘다"면서 실망한 모습을 담은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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