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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따져보니] 트럼프, 韓조선업 콕 집어 '협력'…20조 함정 시장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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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2기를 앞두고 우리 산업계는 한껏 긴장한 모습입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보호무역 강화로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트럼프 당선인은 우리 조선업을 콕 집어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그 배경을 산업부 장혁수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장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먼저 이야기를 꺼낼 정도로, 트럼프가 우리 조선업과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그 이유가 뭡니까?

[기자]
그만큼 미국의 상황이 급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중국의 군사적 팽창, 그중에서도 해군력의 팽창을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중국이 운영하는 전함은 234척으로 미국보다 많습니다. 또 중국 해군 함정은 70% 이상이 2010년대 이후 건조된 반면, 미국은 그 비율이 25%에 불과합니다. 이런 환경이 패권 유지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미국 정부는 해군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로 하고 2053년까지 최대 340척의 새 전함을 건조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앵커]
일단 계획은 그렇게 세웠는데,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나 보군요?

[기자]
네, 문제는 미국이 자체적으로 이런 선박을 건조할 능력이 안된다는 겁니다. 한때 미국은 조선업 강국이었지만, 인건비 상승과 숙련 노동자 부족 등으로 지금은 조선업 경쟁력을 거의 상실한 상태입니다. 올해 국가별 선박 수주 실적을 봐도 한국이 219척으로 18%, 중국이 1338척인 69%로 사실상 시장을 양분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점유율은 0.1% 수준에 불과합니다. 중국의 선박 건조 능력이 미국의 230배라는 추정도 있습니다. 미 정부는 앞으로 조선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지만, 당장은 조선 강국이면서 우방국인 한국이나 일본의 손을 빌리는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앵커]
그럼 미국 군함을 우리나라 조선소에서 건조할 수도 있는 건가요?

[기자]
아직은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군함은 국내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존스법과 각종 규제 때문인데요. 그래서 우선은 유지보수정비, MRO가 주가 될 걸로 보입니다. 이미 지난 8월 한화오션이 4만톤급 군수지원함 창정비를 처음 수주했고, 미 해군 고위 관계자들도 최근 잇따라 한국 조선소를 찾고 있습니다.

김대식 / 한화오션 MRO사업팀장 (지난 9월)
"글로벌 함정 MRO시장에서 이번 미 해군 정비사업 진출은 새로운 도약의 큰 발판이 될 것입니다"

[앵커]
최근 우리 조선사가 미국 조선소를 인수한 사실이 알려졌는데, 이런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겁니까?

[기자]
네, 한화오션은 지난 6월 미국 필라델피아주 조선소를 인수했고, HD현대중공업도 이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우리 조선사들이 선박건조 기술이나 노하우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쇠락한 미국 조선소들을 되살려 이곳에서 군함을 건조하는 일도 가능할 걸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김용환 /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일본이라든지 심지어 이태리 회사가 이미 미국 내에 조선소를 운영하기도 하고 미국은 한국 조선소의 역량에 대해서 테스트를 시작한 거고요."

또 군사용이 아니더라도, 트럼프가 석유, 천연가스 등 전통 에너지 회귀를 선언한 만큼 LNG선 등 발주가 늘어날 걸로 보입니다.

[앵커]
트럼프가 추진하는 미국 우선주의에 걱정이 많은데, 조선업이 두 나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장 기자, 잘 들었습니다.

장혁수 기자(hyu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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