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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트럼프 2기’ 앞둔 4대 그룹 총수, 해외 네트워크 힘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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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계가 4대 그룹을 중심으로 내년 1월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응 체제 구축에 나섰다. 지난 5일(현지 시각)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확정되자 국내 총수들이 트럼프와 쌓은 네트워크에도 이목이 쏠린다.

10일 재계를 종합해 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전 세계 IT(정보통신) 기업인들을 위한 ‘테크 서밋’을 열었을 때 한국 기업인 중 유일하게 초청받은 인물이었다. 이 회장은 당시 국정농단 사태로 수사를 받던 중이어서 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이 회장은 2019년 6월 트럼프 대통령 방한 때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함께 인사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을 직접 호명한 뒤 대미 투자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지난 7일 트럼프 당선인에게 서한을 보내 “확고하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이 미국 경제회복을 가속화하고 세계 경제의 지속적인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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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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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내년 2월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참석차 워싱턴DC를 찾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종현학술원은 2021년부터 매년 미국에서 TPD를 열고 한미일 3국의 전현직 고위 관료와 세계적 석학, 싱크탱크, 재계 인사들과 국제 현안을 논의하고 협력의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가 속한 미국 공화당 인사들과 친분을 쌓으며 소통해 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고위 관료를 그룹 해외 대관 담당으로 대거 영입하며 대응하고 있다. 2020년 로버트 후드 전 미국 국방부 법제처 차관보를 워싱턴사무소 정부 업무 담당 부사장에 앉히고, 올해 1월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를 그룹 고문으로 합류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정 회장은 올해 3월 트럼프의 최측근인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아칸소 주지사가 한국을 찾았을 때 직접 만나기도 했다. 이런 인연으로 트럼프의 또 다른 측근인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올해 7월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현대차그룹 본사를 찾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22년 트럼프 1기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지낸 조 헤이긴을 영입해 새로 개설한 워싱턴사무소를 맡기고 미국 정부와 의회 등을 대상으로 한 대외협력 업무를 총괄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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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각 사



4대 그룹은 해외 대관 조직도 강화해 인맥 구축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해외 법인 관리와 현지 정·재계의 소통을 맡은 글로벌 대관조직인 글로벌퍼블릭어페어스(GPA)팀을 실 단위로 승격했다. SK그룹은 북미 대관 콘트롤타워인 ‘SK 아메리카스’를 바탕으로 트럼프 2기 인사들을 공략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도 올해 초 해외 대관 조직인 ‘GPO’(Global Policy Office)를 사업부급으로 격상시켰다. LG그룹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대응 총괄조직인 글로벌전략개발원을 가동했다.

이에 더해 그룹 총수들도 트럼프와의 만남을 위해 물밑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경제단체로는 국내 최대 민간 경제단체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양국 재계 ‘다리놓기’ 역할을 맡는다. 공화당과 인연이 깊은 류진 한경협 회장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풀이된다.

한경협과 미국상공회의소는 다음 달 둘째 주 초 워싱턴DC에서 제35차 한미재계회의를 연다. 이 행사는 트럼프 당선 후 처음으로 한국과 미국의 정·재계 인사들이 만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의 해외 대관 담당 사장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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