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합참의장이 9일 22사단 전방관측소(GOP)에서 북한지역을 주시하며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합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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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사흘째 위치정보시스템(지피에스·GPS) 전파 교란 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5월 포착된 전파와 비교해 강도도 약하고 방향도 남쪽에 집중되지 않아, ‘평양 무인기 사태’ 대한 대응 성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10일 한겨레에 “8∼9일에 이어 10일에도 지피에스 전파 교란 행위가 있었다”고 밝혔다. 합참은 전날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서해 지역을 운항하는 우리 선박과 항공기는 북한의 지피에스 전파 교란에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 “북한은 지피에스 도발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이로 인한 이후의 모든 문제는 북한에게 책임이 있음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 5월 말∼6월 초 닷새 연속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남쪽을 향한 지피에스 전파 교란 공격을 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사흘 동안 북한이 보낸 전파의 방향은 남쪽이 아닌 서쪽을 중심으로 사방을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파의 강도도 지난 5월의 3분의1 정도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남쪽의 지피에스 기기들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였다면 전파를 강하게 남쪽으로 송출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군은 이번 전파의 주 교란 대상이 남쪽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달라진 전파 교란 양식을 두고 전문가들은 무인기 대응 성격이거나 기술 개발 과정의 일환일 것으로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평양 무인기 사건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라며 “국민들의 불안감 확산을 통해 남남갈등을 유도하고, 교란 전파 방향을 공항에 집중함으로서 국제사회의 관심 유도하는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반면,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지난해 8기 9차 당전원회의에서 8개 부문에 걸친 국방발전계획 수행계획에 지피에스 교란에 해당되는 전자기전 부문을 성과목표로 넣어 강조했다”며 “이번에 교란 전파가 포착된 것도 전자기펄스(EMP)나 재밍(전파 교란) 능력을 키우기 위한 자체적인 개발의 과정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 9일 김명수 합참 의장은 육군 제22보병사단 일반전초(GOP) 경계대대를 찾아 “적의 기만·기습 도발에 대비해 군은 흔들림 없는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적의 도발에 즉각 응징할 수 있는 행동화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하면서 “적은 경의·동해선 연결도로 폭파 이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등 전략적 도발과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등 회색지대 도발에 이르기까지 무모한 행동을 감행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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