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오는 15일 '비전프로' 공식 판매…"단순 XR 기기 넘어 '공간 컴퓨터'"
삼성, 구글·퀄컴과 'XR 동맹' 구축…노태문 사장 "XR서 AI 이점 확인할 수 있어"
특히 XR 사업과 관련해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 사장이 올 하반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에서 연내 XR 플랫폼 공개를 공식화한데 이어 최근 '퀄컴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 2024'에 참석해 XR 생태계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겠다는 계획을 잇따라 공개하며 이와 같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애플 '비전프로' 제품 이미지. [사진=애플] |
◇단순 XR기기 넘어 '공간 컴퓨터'…"두 손가락 맞대는 것만으로 앱 조작 가능"
1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15일 '비전 프로'를 국내에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애플은 지난해 6월 연례개발자회의(WWDC)에서 해당 제품을 처음 공개했으며, 올 초부터 전 세계에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공개 당시 단순한 XR 기기를 넘어 새로운 폼펙터인 '공간 컴퓨터'라고 강조한 만큼 '비전프로'는 시야를 가득 채우는 전면 디스플레이에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콘텐츠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가령 사용자는 앱을 쳐다보고 두 손가락을 맞대어 탭하는 것만으로 앱과 상호작용하고, 음성을 사용해 텍스트를 받아쓰거나 가상 키보드를 사용해 타이핑할 수 있다. 또 음성비서 시리에게 앱을 열고 닫거나 미디어를 재생해달라고 부탁하고, 질문을 해 답을 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울러 가상공간을 십분 활용한 무한한 캔버스를 통해 각종 앱을 물리적인 화면의 한계를 초월해 다양한 크기로 사용 가능하고, 여러 앱을 나란히 두고 볼 수도 있다.
이 외에도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이 사용돼 2개 디스플레이에 2300만 픽셀이 밀집돼 눈 하나당 4K TV보다 더 많은 픽셀 수를 선사한다. 첨단 공간 음향 시스템에는 2개의 개별 증폭 드라이버가 적용됐다. 고성능 시선 추적 시스템, 비전 프로를 착용한 채로 주변 환경을 볼 수 있는 아이사이트 기능 등도 활용 가능하다.
'비전 프로'는 국내 모든 애플 스토어 매장 및 온라인 앱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256GB·512GB·1TB 저장 용량으로 제공된다. 출고가는 499만원부터 시작한다. 또 온라인 예약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비전 프로를 30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과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히로시 록하이머 구글 수석부사장이 지난해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소닉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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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 삼각동맹' 구축한 삼성…'갤럭시 AI' 접목해 생태계 확장
삼성전자 역시 일찌감치 지난해 2월 미국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에서 구글, 퀄컴과 함께 ‘XR 삼각동맹’을 선언한 데 이어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이 지난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하반기 '갤럭시 언팩'에서 "올해 안에 에코시스템 관련 부분들을 준비해 플랫폼을 오픈하겠다"고 밝힌 만큼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노 사장이 최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퀄컴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 2024'에 참석해 "이미 갤럭시 AI는 사람들이 소통하고 창작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스마트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AI PC, 태블릿, 워치, 반지와 같은 다양한 기기와 카테고리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새로운 렌즈(시각)를 통해 AI의 혜택을 확인할 시간"이라며 "이는 혁신적인 XR 생태계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XR 기기와 '갤럭시 AI'를 연동해 관련 생태계 확장하고 소비자 편의성을 강화하는 쪽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에는 XR 포함 제품간 연결성 강화로 갤럭시 생태계에서 더욱 풍부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애플 '비전프로'가 불편한 착용감과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지적 받는 것과 달리 'XR 기기 대중화'에 초점을 맞추며 스마트폰에 연동될 수 있는 ‘XR 스마트 안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비전프로의 무게는 600~650g로, 사실상 착용감과 휴대성 측면에서 낙제점을 받고 있다. 3500달러라는 높은 가격 역시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은 이유 중 하나다.
앞서 삼성과 협력을 맺고 있는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지난 9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삼성·구글과 함께 스마트폰과 연결된 스마트 안경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이는 AI가 탑재되고 클라우드를 통해 서비스되는데, 휴대전화를 가진 모든 사람이 안경을 구매하길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삼성은 관련 특허 취득에도 공을 드리는 모습이다. 해외 IT 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지난달 삼성전자가 미국 특허 및 상표청(USPTO)에 '복수의 AR 글래스를 그룹화 하기 위한 방법 및 시스템'이라는 제목의 특허를 출원했다고 보도했다.
그간 출시된 대부분의 XR 헤드셋이나 글래스 등 XR 기기는 사용자 혼자만 가상현실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에 2명 이상의 사용자가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다 할지라도 주변의 다른 사용자들과 경험을 공유할 수 없고 각자의 가상현실 환경에만 머무를 수 있었다.
반면 삼성의 특허 기술은 여러 대의 XR 글래스를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하나의 모바일 장치에 연결해 다른 사용자들과 동일한 XR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 그룹화 기능을 사용하면 사용자는 자신의 기기를 다른 사람의 XR 기기들과 연결해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가상현실을 보고 상호작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 특허청에 출원한 스마트폰과 XR 안경을 연동해 같은 사이버 공간에서 사용자 끼리 상호 소통할 수 있는 그룹화 특허 기술 예시. [사진=미국 특허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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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지난 9월 해외 IT 전문매체 온라인솔리테르은 삼성전자가 지문 데이터 도난을 막기 위해 XR 기기를 활용하는 고급 지문 보안 시스템 특허를 출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해당 특허는 스마트폰 등 지문 보안을 사용하는 기기 화면에 남은 지문 잔여물을 XR 안경이 감지하는 기술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XR 안경은 화면에 남은 지문 잔여물과 저장된 소유자의 지문을 대조해 다른 사람이 지문 인식을 시도했는지 파악하도록 돕는다.
구글 역시 삼성전자의 XR기기 출시에 앞서 자사 스마트폰 앱마켓인 구글플레이스토어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 IT매체 안드로이드어쏘리티는 최근 구글 플레이스토어 43.3.32-31버전의 코드를 분석해본 결과, XR기기 지원 앱을 나열하는 목록과 관련 아이콘이 추가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또 XR 기기와 앱이 호환되지 않을 경우 플레이스토어에서 "이 XR기기는 앱과 호환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도 추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XR 시장은 올 초에만 하더라도 많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신성장 분야로 판단하고 앞다퉈 시장 진출 의사를 밝힌 바 있지만, 불편한 착용성, 높은 가격, 전용 콘텐츠 부재 등으로 산업용을 제외한 소비자용 시장의 경우 대중화가 더딘 상황"이라며 "삼성 역시 이러한 점을 고려해 다방면에 신경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XR 플랫폼을 비롯해 전용 게임, 영상 콘텐츠 등을 통해 생태계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XR 시장은 올해 351억달러(약 48조2000억원)에서 연 평균 9%씩 성장해 오는 2029년 538억달러(약 7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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