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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시위와 파업

연말까지 주말 시위 지옥 예고…시민이 무슨 죄인가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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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었던 지난 9일 서울 도심 곳곳이 시위 행렬에 점령됐다. 더불어민주당 등 5개 야당은 숭례문부터 시청역까지 4차로 도로를 차지하고 '김건희 특검' 구호와 함께 촛불을 들었다. 민주노총 등은 덕수궁 대한문을 중심으로 정권 퇴진 집회를 열고 경찰과 충돌했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등 보수 단체는 인근 동화면세점 앞에서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를 열어 '이재명 구속' 구호로 맞불을 놓았다. 한국노총은 영등포구 여의대로 일대에서 '2024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정부 노동정책 철폐를 요구했다. 이날 오후 5시 30분 기준 서울 도심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7.1㎞로 평상시 토요일 같은 시간대 시속 19~21㎞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주말 집회는 연말까지 죽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오는 16일 3주 연속 장외 집회를 예정하고 있고, 민주노총은 다음달 7일 '윤석열 정부 퇴진 총궐기대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달 23일 여의도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차로 점거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올 들어 서울 광화문 일대는 거의 매 주말 크고 작은 정치 집회로 몸살을 앓아왔다. 무심코 갔다가 시위대에 막혀 소중한 주말을 날린 시민들이 부지기수다. 나들이 기피 지역으로 소문이 나면서 인근 상인들은 매출 피해에 울상 짓고 있다. 소음 공해는 말할 것도 없다.

타이밍도 오해를 산다. 이달 15일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5일은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이 예정돼 있다. 지금 장외 집회는 누가 봐도 사법부를 압박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이 대표는 9일 집회에서 "국민에게 복종하지 않는다면 함께 손잡고 그들이 무릎을 꿇게 만들어보자"고 했다. 사법부를 직접 겨냥하지 않았더라도 시스템으로서의 민주주의를 경시하는 발언이다. 민주노총 전직 간부 3명이 최근 북한 지령을 받고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15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아랑곳없이 정권 퇴진 집회를 이어가는 민주노총을 보며 평범한 시민들은 집회 배후에 지령은 없는지 찝찝함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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