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부 인선 돌입
대선 과정서 대립각 세운 참모들
트럼프, SNS 글 올려 역할론 일축
첫 여성 비서실장엔 와일스 지명
‘문고리 권력’ 장남 트럼프 주니어
“정권 이양 과정 깊게 관여할 것”
멜라니아 여사도 보폭 넓힐지 관심
트럼프 당선인은 9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나는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 대사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을 현재 구성 중인 트럼프 행정부에 합류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헤일리 전 대사와 폼페이오 전 장관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을 일축한 것이다.
니키 헤일리(왼쪽), 마이크 폼페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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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은 이유를 따로 밝히지 않고 “나는 이전에 그들과 함께 일한 것을 매우 즐겁고 감사하게 생각하며, 조국을 위해 봉사한 것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만 덧붙였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경쟁하며 트럼프 당선인에게 날을 세웠다. 폼페이오 전 장관 역시 트럼프 당선인과 대립각을 세우고 대선 국면에서 확실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2기 행정부 구성에 충성심을 중요한 기준으로 둘 것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트럼프 대선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한 수지 와일스를 비서실장으로 지명했다. 와일스는 미 역사상 첫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이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수지 와일스(오른쪽 두번째)가 지난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트럼프 가족 등과 함께 트럼프 당선인 승리 선언을 지켜보고 있다. 웨스트팜비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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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6일 대선 승리를 선언하면서 와일스를 연단으로 불러 “우리는 그녀를 ‘얼음 아가씨’(ice baby)라고 부른다”며 “수지는 뒤에 있는 것을 좋아하지만 뒤에 있을 사람이 아니다”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와일스가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참모로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면에 나서거나 주목받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고 전했다.
무대 뒤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든 충성파가 백악관의 ‘문고리’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대선캠프를 주도하며 실세로 평가받았던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행정부 구성을 포함한 정권 운영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나는 정권 이양 과정에 매우 깊게 관여할 것”이라며 “나는 누가 진짜 선수인지, 누가 대통령의 메시지를 실제로 실현할 것인지, 누가 정당하게 선출된 대통령보다 자신이 더 잘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런 사람들이 아버지의 내각 및 정부에 있도록 확실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코 루비오(왼쪽), 빌 해거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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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으로는 부통령 후보로도 거론됐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주일미국대사를 지낸 빌 해거티 상원의원 등이 거론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로버트 오브라이언도 국무장관으로 거론된다. 트럼프 1기 주독일 미국대사와, 국가정보국장실(ODNI) 국장 대행을 지낸 리처드 그리넬도 국무장관,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언급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린다 맥맨이 상무장관 경쟁에서 선두 주자라고 보도했다. 레슬링 기업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를 남편과 함께 창립한 맥맨은 트럼프 당선인의 오랜 친구이자 주요 후원자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중소기업청장을 지냈다. 트럼프 첫 임기 때 미국무역대표(USTR)를 지낸 충성파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는 상무부나 재무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그에게 USTR을 다시 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FT는 보도했다.
재무부 장관은 헤지펀드 매니저 스콧 베센트나 존 폴슨 등 금융업계 인사가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조기에 사퇴하고 트럼프를 지지한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는 에너지장관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의 웨스트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승리 연설을 마친 뒤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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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의 재선 성공으로 다시 백악관에 입성하게 된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1기 당시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영부인’으로 불렸던 멜라니아 여사는 대선 이튿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나는 우리 국민들이 개인의 자유와 경제적 번영, 그리고 안보를 위해 다시 한 번 이념을 초월해 서로를 향한 헌신에 합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BBC는 멜라니아 여사가 영부인 역할에 변화를 줄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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