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법인 명의로 신규·변경 등록되는 8000만 원 이상의 고가 승용차에 적용되는 연두색 번호판 부착을 회피하려는 편법이 등장하자, 국토교통부는 이에 대응해 법인차 등록 실태 전수 조사를 시작했다.

이는 사적인 용도로 법인차를 이용하면서 세금 혜택을 받으려는 경우 연두색 번호판이 눈에 띄기 때문에 이를 피하려는 사례가 늘어난 데 따른 조치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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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토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등록된 법인차의 취득가와 기준 가액을 비교하여 큰 차이가 있는 경우 이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특히 고가 수입차를 중심으로 연두색 번호판 부착을 회피하려는 '다운 계약'이 성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딜러사가 수입차를 8000만 원 이하로 판매한 것처럼 계약서를 작성하고 나머지 대금은 현금으로 받는 수법을 악용한 것이다.

차량의 고유식별번호인 '차대번호'를 변경해 차량 제작 연도를 조작하거나, 고가 차량을 개인 명의로 먼저 등록한 뒤 법인 보험으로 전환하는 방식의 회피 수법도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취득가를 등록 정보로 확인하고, 기준 가액은 시가표준액과 보험 가액 등을 참고해 법인차의 가격을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등록된 법인차만 30만 대 이상에 달해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차량별 기준 가액을 명확히 하는 데도 한계가 있어 정확한 조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국토부 측은 “편법을 통한 제도 회피가 적발될 경우 세무 당국이나 경찰에 수사 및 처분을 요청해 엄중히 대응할 방침”이라며 “조사에 어려움이 있지만 최대한 신속히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SB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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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도입된 지 약 10개월 동안 전국적으로 약 1만8000 대의 법인차가 이 번호판을 부착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10월 16일까지 8000만 원 이상의 취득가로 등록된 법인차는 총 1만7936대다.

브랜드별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5327대(29.7%)가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했으며, 벤츠의 고급 모델인 메르세데스-AMG(537대)와 메르세데스-마이바흐(517대)도 포함된다.

뒤를 이어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5276대(29.4%)로 2위를 차지했고, 특히 제네시스 G90 모델이 3773대로 단일 모델 중 가장 많이 등록됐다. 이밖에도 BMW가 3665대(20.4%), 포르쉐가 1208대(6.7%)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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