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리스크관리’ 주력
외화자산 많으면 위험가중자산 늘어
보통주자본비율 하락...100원 오를시 0.25%p↓
수출입기업 상환능력 악화로 대출부실 가능성
금리인하 늦어지면 이자이익엔 긍정적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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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및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등 거시경제 변수를 분석해 내년 사업계획서에 반영할 예정이다. 은행들이 주의 깊게 보는 부분은 환율과 금리 향방이다.
특히 원·달러환율 상승은 은행 자본비율에 직접적 영향을 미쳐 각 은행이 주시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장중 1400원을 돌파한 환율은 연방준비제도(Fed)가 0.25%포인트 금리를 인하한 후 1380원대로 내렸지만, 향후 1420원대 상승까지 점쳐지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은행의 외화위험가중자산이 높게 평가돼 보통주자본비율 하락으로 이어진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은행 보통주 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외화자산이 많은 은행일수록 보통주자본비율 하락 폭이 클 수밖에 없다. 일부 금융그룹의 경우 환율이 100원 오르면 보통주자본비율이 0.25%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추정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환율이 올라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잔액이 증가해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고, 자본비율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은행들은 외화자산보다 외화부채 규모가 더 큰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율이 급등할 경우 부채와 자산 사이 격차가 커지면서 손실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
보통주자본비율 하락은 밸류업을 통해 주주환원을 늘리려는 은행들에 악재다. 특히 외환거래 환 헤지 비용이 많은 하나은행과 생명보험사 인수를 추진 중인 우리금융 핵심계열사 우리은행은 자본비율 하락으로 타격이 입을 수 있다.
다만 시중은행에서 신용위험가중자산 관리에 환율변동에 대한 영향을 반영하고 있어 자본비율 하락 폭이 제한적이란 관측도 나온다.
환율 상승은 수출입기업의 상환능력 악화로 이어져 은행 기업대출 포트폴리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달러화로 대금을 받는 수출기업은 환율 상승이 호재지만, 생산비용이 늘어나고 관세부과로 가격경쟁력이 약화해 대출상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입기업의 경우 대금지급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상환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재집권 이후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 인하가 지연되면 국내은행의 이자이익 유지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늦어지고 환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쉽게 기준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아서다. 기준금리가 유지되면 은행 순이자마진(NIM) 또한 최근 2~3년간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은행들은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내년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전망이다. 통상 은행들은 거시경제 시나리오에 따른 영향 시뮬레이션을 다각도로 실시하고 사업전략에 반영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트럼프 재집권으로 통화완화 지연, 강달러가 예상된다. 글로벌 무역장벽 심화와 높은 관세 부과 등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도를 점검하고 있다”면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환율 상승에 따른 리스크 헤지를 사업전략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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