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31일 시험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은 기존 미사일의 개량형이 아닌 신형이며, 신규 엔진 시험도 없이 발사했다는 군 평가가 나왔다. 북·러 군사협력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러시아의 기술 지원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북한의 '화성-19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북한은 지난달 31일 발사한 ICBM이 북한 개발 ICBM의 '최종완결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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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실에 따르면 국방정보본부는 “미사일 동체 길이 및 직경 증가, 최대 고도 증가 등을 고려할 때 화성-19형은 화성-18형과 다른 신형 ICBM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3월 이후 지금까지 북한에서 추가로 식별된 고체연료 엔진 시험 정황은 없다”고 했다. 북한이 새로운 엔진 시험을 하지 않은 채 신형 ICBM 발사에 나섰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북한은 신형 사진 공개 및 엔진 시험 이후에 탄도미사일을 쏘아올렸는데 그간의 패턴과 다른 것이다.

군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우주 기술 분야 협력’이라는 명목하에 탄도미사일 개발에 전용될 수 있는 기술들을 지원받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엔진 시험이 없었음에도 개량형이 아닌 신형 미사일을 개발해 바로 발사했다는 것은 러시아의 기술 지원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북한이 새로운 엔진 시험조차 없이 신형으로 평가되는 ICBM을 발사하고 7000㎞ 넘는 역대 최고 비행 고도를 기록한 부분은 러시아가 엔진을 통째로 제공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액체연료 대비 은폐와 기습 발사가 용이한 고체연료 ICBM은 화성-18형이 지난해 4월 13일 처음 발사됐고 약 1년 반 만인 지난달 화성-19형이 등장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10월 31일 아침 공화국 전략무력의 절대적 우세를 영구화하는데서 획기적 이정표를 세우는 중대한 시험을 현지에서 직접 지도하시었다"라며 전날 발사한 ICBM의 사진을 공개했다. /노동신문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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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18형은 단일 탄두형, 화성-19형은 다탄두 형태로 개발된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이는 과거 러시아가 단일 탄두 ICBM ‘토폴’을 토대로 다탄두형 ‘야르스’를 만들어 배치한 것과 유사하다. 화성-18형과 화성-19형 발사 사이에는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김정은과 푸틴 대통령의 북러 정상회담이 있었다. 또 지난 1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을 때 수행원이 들고 있던 서류에서 러시아의 우주로켓분야 기업·연구소인 ‘프로그레스’와 러시아 남부의 ‘보로네슈 기계공장’을 의미하는 문구가 적혀있는 것이 식별됐었다. 러시아의 위성 기술이 북한 탄도미사일에 적용될 소지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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