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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보건수장에 '백신 음모론자' 케네디?…제약업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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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안전성, 엄청난 결함 있어"

케네디 영향력, 빅파마에 경각심

뉴시스

[글렌데일(애리조나주)=AP/뉴시스]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8월 23일(현지시각)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실내 종합경기장인 데저트다이아몬드 아레나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무소속 대선 후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와 악수하고 있다. 2024.08.24.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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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미국 대통령 당선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조력자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백악관에서 공중보건 분야 정책을 담당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제약업계가 불안함을 내비치고 있다. 케네디가 유명한 백신 음모론자인 만큼 업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1일 워싱턴포스트, CNN,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케네디는 이번 트럼프 행정부에서 공중보건 및 식품분야 정책을 담당하는 책임자 후보에 올랐다. 케네디 주요 보직은 아직 미정이지만, 케네디는 스스로 백신 데이터를 연구하고, 권장사항을 제시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케네디는 최근 미국 공영라디오방송인 NPR을 통해 “백신 안전성에 대한 과학에는 엄청난 결함이 있다”며 “국민들이 예방 접종에 대해 정보에 입각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네디는 이번 미국 대선에서 무소속 후보로 도전했었으나, 지난 8월 트럼프 행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맡는 대가로 트럼프를 지지키로 했다.

그러나 그는 오랫동안 CDC(질병통제예방센터)의 아동 예방접종 권장 목록을 비판해온 인물로, 연방기관이 홍역, 독감 및 기타 전염병의 백신에 대한 충분한 연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에는 ‘Vax-Unvax: Let the Science Speak’(백신접종-비접종: 과학이 말하게 하라) 저서를 통해 “백신 접종과 건강 영향을 평가하는 과학은 사실상 전무하다”며 “백신이 (사람에게)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솔직히 말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지난 8월에는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어린이를 계속 아프게 하는 것이 제약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발언했으며, 최근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는 비만치료제 개발기업인 노보 노디스크를 겨냥해 “(그들의 약을 사용하는 것은)우리가 너무 어리석고 마약에 중독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공화당원 중에는 이를 거들며 연방 백신 정책을 재검토해야 할 때라고 주장하고 있다. 보수적인 헤리티지 재단은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이끌 청사진인 '프로젝트 2025'에서 CDC의 백신 권고안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언론에서는 케네디가 백신 승인 절차를 전면 개편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어도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3명의 전직 트럼프 보건 당국자에 따르면, 케네디는 기존 백신의 생산을 늦추거나 새로운 백신 승인을 방해할 수 있다.

전직 보건복지부관리이자 금융 서비스 회사 레이몬드 제임스의 전무이사 크리스 미킨스(Chris Meekins)는 “예를 들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백신 생산 시설이 안전하고 연방 요건을 준수하는지 검사해야 하는데, 케네디가 이끄는 보건 기관은 이러한 검사를 지연시킬 수 있다”며 “또 케네디는 백신 안전성에 대한 추가 데이터와 검토를 요청하며 승인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백신 회의론자들을 FDA와 CDC 자문위원회에 참여시켜 백신 승인 및 추천 절차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에 제약업계와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의 영향력이 빅파마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케네디 지지자들은 그가 대형 제약회사를 희생시키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350억 달러(한화 약 49조원) 규모의 보스턴 소재 생명공학 기업 앨닐람 전 최고경영자인 존 마라가노어는 “과학과 증거를 거부하는 사람이 아니라 과학과 증거에 근거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의 백신 교육센터 소장인 폴 오핏은 “케네디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잘못된 신념을 갖고 있다”며 “그가 틀렸다는 것을 데이터가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교적 신념으로 이를 고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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