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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트럼프 집권, 미 대법원 보수색 더 짙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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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10월 백악관에서 열린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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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미국 사법부의 보수 우위 구도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70대인 보수 대법관 2명이 트럼프 당선자 임기 내에 물러나고, 이 자리를 40~50대 보수 대법관이 채우면 보수 우위 구도가 20년 가까이 연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트럼프는 1기 때 자신이 임명한 3명 포함 대법관 과반을 임명하는 드문 대통령이 된다. 사법부의 보수 색채가 더 짙어질 수 있다.



백악관에 이어 대법관 인준권을 가진 상원까지 장악한 공화당이 대법원 재편을 꿈꾸고 있다. 미국 연방대법관은 종신제라 공석이 있을 때만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현재는 공석이 없다. 이때문에 공화당 쪽에선 현역 보수 대법관 6명 중 재임 기간이 길고 고령인 클래런스 토머스(76·1991년 임명), 사무엘 얼리토(74·2006년 임명) 대법관을 주시하고 있다. 70대인 이들이 트럼프 2기 동안 물러나고, 트럼프 당선자가 40~50대 보수 법관을 후임으로 임명하면 대법관 보수 우위 구도가 약 20년은 연장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현재 상원에서 최소 53석을 확보해 단독으로 대법관을 확정할 수 있다.



기존 보수 대법관 2명이 물러나고 트럼프 당선자가 후임자 2명을 임명하게 되면 대법관 9명 중 5명이 트럼프 임명자로 채워지는데, 이 경우 같은 ‘보수 우위’라 해도 보수 색채가 더 뚜렷해질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의 전 백악관 법률 고문이자 1기 때 사법부 지명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돈 맥갠은 최근 외부 행사에서 “(대법관에겐) 주어진 일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건 용기”라며 “(트럼프의 잠재적인 대법관 후보 중 일부가 이전 세대의 보수 성향 판사들보다) 확실히 더 강경하다”라고 말했다. 현재 대법원에는 트럼프 1기때 임명된 보수 성향 대법관 3명이 남아있다. 트럼프 이전에 대법관 과반을 홀로 임명한 대통령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마지막이었다.



‘6대3’인 보수 우위 구도가 ‘7대2’ 보수 우위로 더 기울어질 수도 있다. 진보 성향 소니아 소토마요르(70) 대법관이 트럼프 2기 내에 건강 상의 이유로 물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어릴 때부터 당뇨병을 앓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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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17일 촬영된 미국 연방대법원 건물.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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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진보 성향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하던 2010년대 초 진보 진영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을 때 진보 대법관 후임을 뽑을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달라는 취지였다. 그는 물러나지 않았고 결국 트럼프 1기 때인 2020년 9월 87살의 나이로 사망했다. 트럼프가 이 자리를 보수 대법관으로 채우면서 대법원 보수 우위 구도가 시작됐다.



하지만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사퇴 의사가 없는 거로 알려졌다. 그의 주변 인사는 1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지금은 중요한 그의 목소리를 대법원에서 잃을 때가 아니다. 이제 겨우 일흔살이다. 제가 아는 누구보다도 건강 관리를 잘한다”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소토마요르 대법관이 사퇴한다고 해서 트럼프 2기 출범 전까지 민주당 주도로 후임 대법관의 상원 인준 과정을 완료하는 게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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