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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가상자산 황금기 오나… 트럼프 효과에 비트코인 10만달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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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8만달러(약 1억1196만원)를 돌파한 데 이어, 8만1000달러까지 넘어서며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상자산 르네상스’, ‘가상자산 황금기’가 도래했다는 말이 나오지만 일부에서는 조정 가능성도 나온다.

11일(현지 시각)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9% 증가한 8만99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전 사상 처음으로 8만달러를 넘어선 비트코인은 장중 8만111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잠시 주춤한 상황이지만, 지난주 미국 대선 이후 상승 탄력이 꺾이지 않고 있다.

또 다른 가상자산 이더리움은 전날 3000달러를 돌파한 뒤 이날 같은 시각 314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 규모 4위인 솔라나는 24시간 전 대비 5.49% 오른 210.38달러를 기록 중이며 한때 시가총액 1000억달러(약 139조원)를 넘겼다. 솔라나와 이더리움 가격은 일주일 전 대비 30%가량 오른 상태다. ‘대선 일등 공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관련 있는 도지코인은 일주일 사이 92.81% 급등했다.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미국 대선 전부터 이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탄 비트코인은 대선 당일인 5일 7만5000달러 선을 넘어서며 지난 3월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를 7개월여 만에 경신했다. 이후 7일에는 7만6000달러선, 8일에는 7만7000달러선을 연이어 돌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선 전부터 유세 과정에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 자산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미국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 등의 발언을 내놨고 가상자산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친(親)비트코인 대통령’, ‘가상자산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첫날 가상자산 규제에 앞장섰던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가상자산 업계에 큰 호재로 받아들여졌다.

외신은 가상자산에 대한 기대감 덕분에 비트코인은 앞으로 더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제프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애널리스트는 연말까지 비트코인이 손쉽게 10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연말이나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 12만5000달러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파디 아부알파 코인쉐어 리서치책임자도 “트럼프 취임 전까지 비트코인이 10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선비즈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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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가상자산 시장이 마냥 장밋빛 미래라고 볼 수는 없다. WSJ에 따르면 변동성이 큰 자산을 다루지 않으려는 기존 은행권이 가상자산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는데, 실제 달러가 아닌 가상자산을 보관할 수 있는 은행은 찾기 어렵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공약을 얼마나 실천할지도 미지수다.

국내 전문가들도 비트코인의 상승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상자산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박용범 단국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현재의 상승은 일종의 유행으로 보인다“라며 “비트코인은 곧 반감기가 끝나는 시기가 오는데, 이 네트워크 운영비용을 누가 내느냐 하는 문제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라고 했다. 박 교수는 “전 세계 유동성 공급으로 인해 오르고 있는 부분이 큰데, 계속 오르기만 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상자산 시장은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비트코인 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는 것인데, 사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올드한 이미지 대신 비트코인을 마케팅 수단으로 젊은 층에 어필했던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달러 패권을 고수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달러라는 자산을 기초로 움직인다는 점은 긍정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데이터상 지표는 분명히 과열됐다고 봐왔는데, 비트코인이라는 것이 적정가라는 게 없기 때문에 과도하게 오르고 있는 것 같다”며 “적정가가 없기 때문에 조정이 올 것이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확실한 것은 머리와 어깨 허리, 무릎 이런 식으로 표현한다면 최소 어깨까지는 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투자 심리 지표는 과도한 상승을 보여주고 있다. 코인마켓캡의 ‘가상자산 공포 및 탐욕 지수’에 따른 가상자산 심리 단계는 74점으로 ‘탐욕’ 단계를 나타냈다. 값이 제로(0)에 가까워지면 시장이 극도의 공포상태로 투자자들이 과매도를 하며, 100에 가까워지면 시장이 탐욕에 빠져 시장 조정 가능성이 있음을 뜻한다.

민서연 기자(mins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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