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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트럼프 당선] 국내 건설업계 기회냐 위기냐…향후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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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해외사업 기회 확대
원자재 가격 올라 공사비 상승 우려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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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플로리다=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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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이중삼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국내 경제·산업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중 유난히 건설·부동산 업계에서는 엇갈린 시각이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으로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기대'와 미국 우선주의 정책 영향으로 원화 인플레이션이 나타나 공사비가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국내 건설업계에 '양날의 검'이 될 것이라고 본 셈이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에 대통령에 당선되면 24시간 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현실화될 경우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신규수주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가장 큰 호재로 거론되는 것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신규수주다. 한국은 민관 협력을 통해 도로·주택·발전소 등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하고 있어, 전쟁이 끝나면 수혜가 기대된다.

삼정KPMG가 지난 7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국내 건설업에 수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는 앞서 설명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꼽았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속적으로 전쟁 종식을 언급해온 만큼, 재건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트럼프가 중동 강경책을 고수하고 있어 중동 수주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엄근용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당선인은 중동 사태 확전에 대해 현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중동 강경책을 예고했다"며 "중동 긴장도가 커질 경우 중동 국가의 신규 발주 감소와 프로젝트 지연 등으로 상황이 악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동 시장 규모가 큰 한국 해외건설 수주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3분기 해외건설 수주에서 중동(119억4100만 달러) 비중은 전체 수주(211억1000만 달러)의 56.6%를 차지했다. 중동 지역은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텃밭'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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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업계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해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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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율 오르면 원자재 가격 상승…결국 공사비 급등

또 우려스러운 부분은 고환율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경우 공사비가 급등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공사비가 치솟아 시름하던 건설·부동산 시장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해오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공사비가 오르진 않을까 걱정하는 눈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이 지점을 짚었다. 트럼프 2기 정책으로 인해 국내 공사비가 오를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환율 상승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유도하고, 이에 따라 건설공사비가 오를 것이라는 게 이유다. 또 국내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쳐 금리 인하 시점도 지연돼 공사비 하락 요인도 지연될 것이라고 봤다.

건설사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9월 건설공사비 지수(2020년 100을 기준)는 130.45로 전년 동기(129.34) 대비 0.8% 늘었다. 이 상승 흐름은 이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2021년 115.52에서 2022년 125.52로, 2023년에도 129.34로 올랐다. 올해 월별로 살펴봐도 꾸준히 13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공사비 하락 요인이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귀환은 공사비 상승을 부추겨 건설사 수익성 확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건설공사비 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노무·장비 등 직접 공사비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지수를 말한다.

실제 원자재 가격 상승은 건설사들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1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1% 줄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주요 원자재 가격의 지속 상승과 현장 안전·품질 비용 확대로 원가율이 증가한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경우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623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7.2% 줄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진행 현장 수 감소와 지속되는 원가율 상승·일부 현장의 일시적 추가 원가 반영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엄 연구위원은 "지난 6일 원·달러 환율은 6.5원 상승한 데 이어 다음 날(7일)에는13.7원이 오르는 등 상승세가 이어졌다"며 "철강 등 일부 수입품목의 원가 상승과 함께 국내 산업 전반의 수입품에 대한 수입물가 상승으로 한국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금리 안하 시점도 지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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