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5 (금)

"실제로 앉아보니 다르네"…현대차 올해만 전시장 13곳 열었다 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121개의 LED 전광판으로 벽을 꾸민 현대모터스튜디오하남. 조수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시승해봐도 되죠?”

“보닛 곡선 라인이 예쁘네.”

최근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에 새로 문을 연 ‘현대 모터스튜디오 하남’. 아이를 안고 온 아버지부터 어머니를 모시고 온 딸까지, 전시된 차량을 구경하러 사람들이 모였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하남’은 현대자동차에서 운영하는 브랜드 체험 공간이다. 개장일인 지난 5일 기자가 방문했을 때도 70~80명이 이곳을 둘러봤다. 이 같은 브랜드 체험 공간(볼보, 아우디, BMW MINI 시티라운지 등)이 하남 스타필드에만 9곳 있다.

온라인 쇼핑 대세 속에서도, 자동차 업체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공간에 심혈을 기울인다. 하남 스튜디오도 현대차가 개관 8년 만에 리뉴얼 한 곳이다. LED 디지털 미디어월을 89개에서 121개로 늘리고, 전시 라인업도 3→5종으로 확대했다.



현대차, 올해만 전시장 13곳 열어



BMW가 운영하는 체험 공간인 영종도 드라이빙센터의 일부 전시장도 8월부터 새단장을 하고 있다. BMW는 이달 중 재개장을 할 예정이다. BMW는 연 수십억원의 비용을 들여가며 축구장 40개 넓이인 29만1802m² 규모의 드라이빙센터를 2014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152만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중앙일보

BMW가 영종도에서 운영하는 'BMW 드라이빙센터'. 사진 BMW코리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체험 공간뿐 아니라 시승과 판매가 함께 이뤄지는 오프라인 전시장도 건재하다. 현대차는 올 한해 13개 신규 전시장을 열었고, 토요타는 전국 28개 전시장을 운영한다. BMW는 전국 134개 공식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업체들은 직접 타봐야만 정보를 알 수 있는 자동차만의 상품 특성이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마케팅을 추진한다고 설명한다. 현대 모터스스튜디오 하남에서 만난 정택민 매니저는 “손님들은 보통 승차·주행감을 꼼꼼히 체크한다”며 “자동차 유튜브 등에서 본 기능을 써보고 싶어하는 분들도 현장을 찾아오신다”고 말했다. 이날 친구와 하남 스튜디오를 찾은 하연석(21)씨는 “아반떼 N에 앉아보니 시트가 편했다”며 “확실히 영상으로 보는 거랑 다르다”고 했다.

온라인 쇼핑몰 이용객은 물건을 한번 사서 써보고 마음에 안들면 재구매를 안하는 것으로 품질을 평가한다. 하지만 가격대가 높고 구매 주기가 긴 자동차를 그렇게 이용하기엔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대다수다. 『자동차 마케팅전략』(2021)의 저자 박주홍 계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 온라인으로 구입하기엔 자동차는 너무 비싼 제품”이라며 “어떤 딜러와 거래를 하느냐에 따라 가격 할인이나 서비스가 달라지기 때문에 소비자는 직접 방문·체험을 통해 가격과 품질을 비교해보려는 성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경기 하남 스타필드의 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을 아래층에서 바라본 모습. 조수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는 통계로도 드러난다. 월 20조원 규모의 상품이 오고 가는 온라인쇼핑 시장에서 ‘자동차 및 자동차용품’의 거래 비율은 1% 안팎이다. 그나마도 증감폭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데서 업체들은 불확실성을 체감하고 있다. 올해 3월 자동차 분야 온라인 거래액은 6473억원으로 2017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를 기록했지만, 8월엔 1351억원으로 줄었다. 9월 온라인쇼핑 시장은 이른바 ‘티메프 사태’에서도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 증가했지만, 자동차 분야 거래액은 3539억원으로 1년 전보다 39% 줄었다.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고급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기대도 업체들이 오프라인 체험관을 설립·운영하는 이유로 꼽힌다. 박 교수는 “자동차 체험관을 놀이공원 삼아 부모들이 자녀를 데리고 가기도 한다”며 “차 브랜드에 일찍 노출된 아이들이 나중에 차를 구입하는 잠재적 고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남=조수빈 기자 jo.subi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