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이 몰래 살던 집. /C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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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노인 혼자 거주하는 집 지하에서 6개월간 몰래 거주하던 남성이 체포됐다.
11일(현지 시각) NBC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8일 새벽 4시 30분쯤 미국 로스앤젤레스 로크 애비뉴의 한 주택에서 이삭 베탕쿠르(27)를 무단침입 혐의로 체포했다. 이 남성은 최소 6개월간 93세 고령의 여성이 혼자 사는 집 지하에서 몰래 거주한 혐의를 받는다.
베탕쿠르가 체포되게 된 건 여성 집에 방문한 가족들이 지하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되면서다. 이전에도 출처를 알 수 없는 소음이 반복됐지만, 평소 혼자 살던 여성은 이 소리가 단순히 야생동물이 내는 소리라고 생각하고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최근 소음이 심해지면서 지난 7일 오후 9시쯤 여성의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 여성의 사위 리카르도 실바는 “아내가 걸어가는데 집 밑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며 “뭔가 잘못된 것 같았다”고 신고 배경을 설명했다.
체포 당시 알몸 상태였던 베탕쿠르는 체포를 강하게 거부했다. 결국 경찰이 지하실 내부에 최루탄을 던진 뒤에야 베탕쿠르는 나와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이 지하실을 둘러봤을 당시 내부에는 담요와 음식 등 생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20대 남성이 지하실 출입구로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공간. /N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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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은 베탕쿠르가 집 밖으로 난 높이 약 60㎝ 남짓의 작은 크롤스페이스(건물의 바닥과 지면 사이에 있는 좁은 공간)를 통해 지하실을 드나든 것으로 추정했다. 서양식 건물이나 목조 주택에서 흔한 크롤스페이스는 주로 환기와 배수, 배관, 배선 등의 설비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가족들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크롤스페이스를 막는 등 보안을 강화할 예정이다. 실바는 “이상한 일이지만, 요즘 시대에 사람들이 피난처를 찾는 건 드문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청은 이 사건을 ‘바리케이드에 갇힌 용의자’라고 이름 짓고, 베탕쿠르가 장기간 여성의 집에서 불법 거주하게 된 계기 등을 자세히 조사할 방침이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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