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스 특검 등 고위직뿐 아니라 수사 참여 직원들도 '불똥' 우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지난 4년간 길고 긴 '살생부'를 작성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환에 미국의 법 집행기관들이 떨고 있다.
미 CNN 방송은 11일(현지시간)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에 앞서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 간부들이 동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1년 퇴임 후 4건의 형사 사건으로 피소된 트럼프 당선인은 그간 분노의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가 최고 인사권자로 복귀한 뒤 복수의 대상이 될 인물로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된 잭 스미스 특별검사가 '0순위'로 꼽힌다.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수사를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결국 트럼프 당선인은 재임 당시 취득한 국가기밀 문건을 퇴임 후 플로리다 자택으로 불법 반출해 보관한 혐의와, 2020년 대선 패배 결과 뒤집기를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 같은 기소가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하면서 취임 당일 스미스 특검을 해임하고 사건을 '셀프 종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 자신이 기소한 사건을 종결하기 위해 연방 법원과 의견을 교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스미스 특검뿐 아니라 사건을 담당한 법무부 직원들에게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 직원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복수 계획을 밀어붙일 경우 변호사를 고용하는 등의 자구책까지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간부는 "현재 법무부는 침울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FBI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 2022년 트럼프 당선인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 자택 압수수색에 동원된 FBI 요원들은 좌불안석인 것으로 전해졌다.
FBI는 기밀 문건 반출 혐의와 관련한 압수수색에서 1급 비밀을 포함해 11건의 기밀문건을 확보했고,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출마를 막으려는 '마녀사냥 수사'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당시 온라인상에 FBI와 법무부를 위협하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글이 확산했을 정도다.
'법무부와 FBI는 부패했다'는 구호를 들고 있는 트럼프 지지자 |
이와 관련, FBI 내부에선 크리스 레이 국장이 트럼프 당선인 취임에 앞서 자진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미 레이 국장을 해고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만큼,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FBI 국장의 임기는 10년이지만 대통령이 경질할 수 있다.
연방 대법원의 결정도 법무부와 FBI 직원들의 공포를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연방 대법원은 지난 7월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 행위'는 폭넓은 형사상 면책 특권을 받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법 집행기관 직원들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복수 계획이 정치적으로는 논란이 될 수 있겠지만, 사법적인 영역에서는 대통령의 권한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다.
트럼프 당선인 입장에서는 퇴임 후 처벌 가능성에 대한 걱정 없이 행정부 수장으로서 복수 계획을 실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마크 파올레타 전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법무최고책임자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획을 충실하게 실행하지 않으려는 법무부 직원이 있다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경고성 글을 올렸다.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인 그는 차기 법무부 장관 물망에 오른 인사다.
[그래픽] 2024 미국 대선 승리 트럼프 형사기소 사건 |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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