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의정갈등 현안 의료계 지휘…"정부의 의료파탄 시한폭탄 멈춰야 대화"
"전공의·의대생 견해 반영" 공조구축 시사…내년 1월 새 의협회장 선출
의협 비대위원장에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 |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전임 회장 불신임으로 비상 체제에 돌입한 대한의사협회(의협)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선출됐다.
의협은 13일 오후 늦게 진행된 비대위원장 선거에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득표율 52.79%)를 획득해 과반 지지를 확보한 박 부회장이 당선됐다고 밝혔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 회장이 71표(30.47%),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이 35표(15.02%),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 회장이 4표(1.72)를 각각 차지했다.
선거권이 있는 의협 대의원은 총 244명이며, 투표율은 95.49%였다.
내년 초 차기 회장 선거 전까지 의협을 지휘할 박 위원장은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예방의학 전문의로, 의사가 된 후 사법시험에 합격해 잠시 변호사로도 활동했다.
이명박 전 정부 시절인 2010년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내기도 했다. 이후 단국대 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로 지금까지 재직 중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당선 소감에서 "정부의 태도에 근본적 변화가 없어 현 '의료농단' 사태는 급격히 해결되기 어렵다"며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 놨고,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먼저 이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들이 돌아갈 수 있게 정책을 개선할 수 있는 분은 윤석열 대통령이며 대통령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국민은 의료 파탄에 고통을 겪을 것"이라며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비대위 운영과 관련해 그는 "제일 경계해야 할 것은 위원장의 독단"이라면서 "향후 구성될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대위 운영에서 그동안 소외돼 온 전공의와 의대생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해 전공의 및 의대생들과의 공조 전선 구축을 시사했다.
비대위 구성과 운영은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와 조율하되 "위원이 너무 많으면 형식적일 수 있어 간결하게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오는 16일 운영위를 열어 집행부와의 관계 등을 논의한다.
입장문 발표하는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 |
이날 선거는 올해 5월 취임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이 막말과 불통 논란 속에 지난 10일 탄핵당하면서 의협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치러졌다.
비대위원장은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의협 수장으로서 의대 증원 등 의료 정책을 둘러싼 의정 갈등을 총지휘하는 역할을 맡는다.
박 위원장의 당선에는 전공의 등의 지지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 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차기 의협 회장 선거 1차 투표는 내년 1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치러지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다득표자 2명을 두고 같은 달 7∼8일 결선 투표를 한다.
의협 선거 관리 규정에 따라 대의원 총회에서 불신임된 임 전 회장은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내년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
fat@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