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9일 오전 경기 의정부경찰서에서 경찰이 관원인 5살 아동을 심정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태권도 관장 ㄱ씨를 의정부지검으로 송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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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들은 하늘의 별이 됐지만 다른 많은 아이들은 행복한 세상에서 살길 바랍니다.”
지난 7월 태권도장에서 5살 아동을 매트 구멍 사이에 거꾸로 넣어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한 30대 관장의 학대 행위가 담긴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이 공개된 가운데, 숨진 아동의 어머니가 영상을 공개하게 된 이유를 직접 밝혔다.
그는 11일 시시티브이 영상을 보도한 제이티비시(JTBC) 유튜브 채널에 댓글을 달고 “저녁 시간 영상 때문에 심려 끼쳐 죄송하다. 많이 놀라셨을 것 같아 걱정”이라는 말로 글을 시작했다. 이어 “제가 영상을 공개한 것은 이런 비극이 (다시) 나오지 않길 바라고 더 나아가 아동법(아동학대처벌법)이 강화되길 바라기 때문”이라며 “몇 명의 아이들이 (더) 못다 핀 꽃이 되어야 (법이) 강화되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이 잊혀지면 안 된다. (가해자가)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만 아이들이 밝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며 “제 아들 같은 비극이 더 이상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
11일 제이티비시(JTBC)가 공개한 ㄱ씨의 범행 당시 시시티브이 영상. 유튜브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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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관장 ㄱ(38)씨는 7월12일 오후 7시20분께 경기 양주시 자신이 운영하는 태권도장에서 5살 아동을 말아서 세워놓은 매트 구멍(높이 124㎝, 구멍지름 18~23㎝) 사이에 거꾸로 넣어 27분 동안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ㄱ씨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동은 사건 당일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7월23일 끝내 숨졌다. 부검 결과 ‘질식으로 인한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동의 어머니는 제이티비시와 인터뷰에서 “(의료진에) 식물인간이라도 좀 만들어줄 수 있겠냐고, 제발 좀 부탁한다고 무릎 꿇고 빌었다. 바짓가랑이를 잡고 빌어보고 했다”고 말했다.
ㄱ씨는 범행 당시 아동이 ‘살려달라’, ‘도와달라’고 외쳤지만 방치했고, 아동이 심폐소생술을 받는 동안 태권도장에 돌아가 시시티브이 영상을 삭제하기도 했다. 이후 경찰은 ㄱ씨가 삭제한 영상을 복원했고 검찰은 복원한 시시티브이 영상을 분석해 ㄱ씨가 범행 전 아동을 때리는 등 추가 피해 정황도 확인해 공소장에 아동학대 혐의를 추가했다.
실제로 제이비티시가 보도한 시시티브이 영상을 보면, ㄱ씨는 아동을 매트에 거꾸로 넣기 전 손바닥으로 아동의 머리를 여러 차례 때렸다. 매트에 갇힌 아동은 발버둥을 치고 ‘살려달라’ 소리를 지르다가 어느 순간 목소리가 잦아들었고 다리까지 늘어졌다. 이때 또 다른 태권도장의 사범이 매트 옆에 기대 있다가 물구나무를 서고 장난을 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ㄱ씨 쪽은 현재 “아동은 학대로 사망한 게 아니라 연명 치료를 중단해서 숨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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